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盧대통령 '아리랑' 볼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盧대통령 '아리랑' 볼까

입력
2007.08.18 00:08
0 0

'집단체조 <아리랑> 을 볼 것인가, 말 것인가.'

북한이 제2차 남북정상회담 기간 중 노무현 대통령의 <아리랑> 공연 참관을 제의해 관람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아리랑> 공연에서는 5세 어린이부터 대학생 군인까지 평양 시민 10만여명이 동원돼 카드섹션을 배경으로 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등이 펼쳐진다. 일제시대 항일무장투쟁부터 북한의 건국 및 현대화까지 체제 선전이 주요 내용.

관람 찬성론은 이미 한미 고위 관계자가 이 공연을 본 적이 있기 때문에 노 대통령의 관람이 특별할 게 없다는 논지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2005년 9월 남북장관급회담 참석차 평양을 방문해 <아리랑> 을 관람했다.

또 2000년 10월 방북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아리랑> 의 전신인 집단체조 <백전백승 조선노동당> 을 본 적이 있다. 남한 방북자 7,300여명이 2005년 <아리랑> 을 관람했지만 특별히 문제가 된 적은 없다.

특히 2005년 공연 가운데 인민군이 국군 복장의 군인을 때려 눕히는 장면이 남쪽에서 논란이 되자 김 위원장이 공연을 관람하고 이튿날부터 삭제시켰다.

이번에도 북한이 융통성을 발휘해 민감한 사안을 제외하는 등 공연 내용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함께 <아리랑> 을 관람함으로써 통 큰 모습을 과시하고, 체제 대결 논란을 종식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반대 논리도 만만치 않다. 인민군 휘장과 인공기, "수령 결사옹위" 같은 선전구호가 난무하는 <아리랑> 을 노 대통령이 관람할 경우 남쪽 내부에서 이념 논란이 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노 대통령과 올브라이트 전 장관의 <아리랑> 관람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보수 진영의 공격으로 정상회담 성과는 가려진 채 역풍만 불 수 있다"고 말했다.

2001년 당시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만경대 방명록 파문처럼 뜻하지 않은 논란이 재연돼 남북 화해 무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17일 "<아리랑> 관람을 공식적으로 제의 받은 것이 없다"고 말했지만 다른 정부 관계자는 "북측의 제의가 있어 관람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재확인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