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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내 마음에 꽃 한 송이 심고' 삶의 힘 샘솟게 하는 40년 희망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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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내 마음에 꽃 한 송이 심고' 삶의 힘 샘솟게 하는 40년 희망 일기

입력
2007.08.1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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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순 지음 / 북스코프 발행ㆍ439쪽ㆍ1만3000원교통사고로 두 손과 한쪽 다리 잃은 이한순씨 인생 뭉클

“백지야 너와 나는 숙명적인 만남인가 보다. 백지, 나는 너에게 내 마음을 아로새기는구나.(중략) 내 한 많은 삶의 사연을 너만은 받아 주어 고맙다. 내 삶의 끈을 놓을 때까지 너는 영원한 내 친구야.”

스물 두 살의 나이에 화물차에 치여 왼쪽 팔과 오른손, 왼쪽 다리를 절단해야 했던 이한순 할머니. 이후 세 곱절이 넘는 세월을 거쳐 칠순이 된 할머니의 일상에 유일한 희망은 ‘백지’였다. 뭉툭하게 손목만 남긴 오른 팔과 왼쪽 턱 사이에 펜을 끼우고 온몸을 움직여야 글씨 한 자를 쓸 수 있는 몸이지만 할머니는 40년 간 일기와 그림으로 백지를 메워왔다.“맥없이 포기하려 했던 삶이었는데 하루하루 일기를 쓰고 그림을 그리다 보니, 그 고백이 오히려 위로가 되어서 생과 운명은 쉽사리 포기해버릴 게 아니라는 걸 알게 해주었다”고 할머니는 말한다.

1966년부터 한 글자씩 분간하기 힘든 글씨로 시작한 일기는 40년이란 세월의 무게만큼 쌓여 어느덧 30여권에 달한다. 노트마다 아로새긴 글자 하나하나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한 여인의 삶에 대한 의지이자 세상에 대한 용기였다.

할머니의 인생은 지난해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으며, 30권의 일기책에 담긴 40년의 세월은 ‘내 마음에 꽃 한 송이 심고’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흉측하게 돼 버린 몸을 두고 사람들이 던지는 멸시와 연민의 시선을 극복하는 과정. 가족에 대한 애틋함. 짧은 사랑의 결실로 태어난 딸에 대한 모정. 일상적인 농촌 생활까지…. 소설의 클라이맥스도 없고 문장의 화려함도 없지만 좌절을 극복하고 희망을 찾은 한 여인의 인생을 너무나 특별하게 담아낸다.

“손과 발을 잃었지만 그래도 살아가야 할 이유는 너무나 많다”는 저자는 “여러분 모두 용기백배하여 꿈을 향해, 내일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는 말로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우고 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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