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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정당' 표방했던 열린우리…3년9개월만에 역사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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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정당' 표방했던 열린우리…3년9개월만에 역사속으로…

입력
2007.08.1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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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정당'을 다짐했던 열린우리당이 탄생 3년 9개월 만인 18일 간판을 내린다. 창당 5개월 후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차지할 만큼 국민적 기대를 모았던 우리당의 몰락은 정치ㆍ정당 개혁과 지역구도 타파라는 명분을 선점했더라도 민심을 보듬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상식을 새삼 일깨워 준다.

대통합민주신당과의 합당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17일 우리당은 온종일 뒤숭숭했다. '정치적 해체'에 직면한 데 따른 착잡함,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뒤엉켜 있었다. 게다가 당내 강경 사수파는 '합당 무효'를 외치며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고, 신당 내에서도 합당을 반대하는 비노(非盧)ㆍ반노(反盧) 진영의 목소리가 크다.

우리당 지도부는 이날 마지막 확대간부회의에서 국민과 당원을 향해 "성원에 보답하지 못하고 간판을 내리게 돼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현재로선 민주신당으로의 합류를 무난하게 매듭짓는 게 우선인 만큼 사실상의 '대국민 사과'를 통해 신당 내부의 반발세를 누그러뜨리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면서 합당을 앞장서 반대하는 신당 내 우리당 탈당파를 향해선 "우리당을 어렵게 만들더니 여전히 정도 없는 언행을 계속하고 있다"(정세균 의장)고 날을 세웠다. "한 식구였던 사람들이 그럴 수 있느냐"는 분노의 표출인 동시에 사수파를 의식한 제스처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강경 사수파는 7일에 제기한 전대 무효 확인 가처분신청이 기각됐지만 합당 의결 과정에서 충분한 토론이 보장되지 않으면 전대를 실력저지할 태세다. 민주신당 내부에서도 합당 반대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현역의원만 40여명이다.

2003년 11월 민주당 내 개혁ㆍ소장파 의원들이 탈당해 창당한 우리당은 이듬해 4ㆍ15 총선에서 152석을 획득, 강력한 집권여당으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실용 대 개혁'의 노선투쟁, 끝없는 당ㆍ정ㆍ청 대립 등으로 민심을 잃었다. 결국 지난해 지방선거 참패로 사실상 파산선고를 받았고, 올해 들어 탈당 행렬이 이어지면서 생명력을 소진했다. 한 고위 당직자는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됐다"는 말로 소회를 대신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 후에도 정신적 여당을 자처했던 우리당의 해산과 관련, 청와대는 구체적인 언급을 삼가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천호선 대변인은 논평 요청을 받고서야 "범여권 통합과 관련해 오래 전에 충분히 의견을 밝혔다"며 "나름대로 반영되고 고민되고 수용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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