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중인 한국 배드민턴이 극심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제16회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은 16일 남자복식의 정재성-이용대(이상 삼성전기)조와 혼합복식의 한상훈(삼성전기)-황유미(대교눈높이)조만이 8강에 올랐을 뿐 남자복식과 여자복식은 전원 탈락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 배드민턴은 1992년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이후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빼고는 매번 금메달을 딴 효자종목.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ㆍ은ㆍ동을 1개씩 수확했던 한국은 당시 주역이었던 김동문 하태권 라경민 등이 동반 은퇴한 뒤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추진했다.
그러나 지난해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첫 ‘노메달’의 수모를 맛본 데 이어 이번 대회 부진으로 내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빨간불이 켜졌다. 남자단식 간판인 이현일(김천시청)은 올 초 대표팀 은퇴 파동을 겪느라 훈련량이 부족했고, 새 희망 이용대는 지난 5월 손가락 골절상으로 두달간 제대로 운동을 하지 못했다.
그래도 확실한 메달감은 없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정재성-이용대조가 주축이 남자복식은 이용대의 파워만 강화된다면 베이징올림픽에서 최소한 4강 진입을 노려볼 수 있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또 혼합복식은 여자 에이스 이효정(삼성전기)의 파트너를 두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올 초부터 짝을 이룬 이용대는 경기운영능력은 이미 정상급이지만 강력한 스매싱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파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김중수 대표팀 감독은 “베이징올림픽에서 우리가 승부를 볼 수 있는 종목은 결국 복식이다. 남은 기간 어떻게 완벽한 조합을 구성해 호흡을 맞추느냐가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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