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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협력기구 연례 정상회의/ 러·중 악수뒤 딴 속내…겉돈 '對美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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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협력기구 연례 정상회의/ 러·중 악수뒤 딴 속내…겉돈 '對美견제'

입력
2007.08.1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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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러중 관계가 진정한 전략적 동반자로 발전하도록 추진하고 있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올 연말까지 양국 무역 목표액 400억 달러를 무난히 초과할 것이다.”(후진타오ㆍ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중국과 러시아의 정상이 16일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만나 양국간 협력을 다짐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군사적 동맹’에, 후 주석은 ‘경제협력’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SCO의 발전 방향을 두고 서로 지향점이 다른 속내를 드러냈다. 때문에 SCO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진을 차단하는 끈끈한 동맹체로서 기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지적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SCO 정상회의를 군사동맹화하려는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개막 이전 친 정부 성향의 러시아 언론들은 정상회의를 통해 SCO가 ‘제2의 바르샤바 조약기구’를 지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SCO를 냉전 당시 바르샤바 조약기구와 같은 반미 군사동맹으로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SCO를 커가는 세력(budding force)으로 묘사하면서 “SCO는 중앙아시아 지역 안보와 안정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매년 더욱 더 중요한 행위자로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입장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진, 러시아를 겨냥한 미국의 미사일방어(MD)를 막는 저지선을 구축하려는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미 올해 초 향후 7년간 2,000억 달러를 들여 전투기와 미사일, 수송기를 개량하는 군 전력 증강사업에 착수했다. 여름에는 러시아의 폭격기가 냉전 종식 이후 처음으로 대서양과 태평양에 출현하면서 미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그간 두둑하게 쌓아놓은 오일 달러가 러시아의 든든한 밑천이다.

특히 미ㆍ러가 각자 자신의 세력권으로 끌어들이려고 하는 파키스탄, 인도, 몽골, 이란 등이 SCO에 가입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점 또한 러시아를 고무시키고 있다. 러시아는 그러나 당장 냉전 당시의 군사 블럭을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 경제협력을 목표로 조직된 SCO 국가들 사이에 군사협력 수준을 우선 높이는 수준에서 미국에 대항하려는 의도가 크다.

중국의 계산은 좀 복잡하다. 후 주석은 정상회의 기간 중 경제에만 주력했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를 잇는 미국의 대중 포위망이 강화되면서 대미 견제 카드가 절실하지만 러시아와 같은 행보를 보일 수 없다.

당장 내년 베이징(北京)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야 한다. 또 러시아아보다는 미국과의 관계가 좋은 편이다. 따라서 중국은 이란을 SCO영향권으로 끌어들이려는 러시아의 입장에 선뜻 동의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역사적으로 중국과 러시아사이에 불신의 벽이 두텁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SCO가 군사동맹화할 경우 군사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는 러시아에게 SCO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점을 중국이 경제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이다.

중러 정상은 17일 나란히 러시아 첼리야빈스크에서 열린 SCO 6개 회원국 공동 군사훈련인 ‘평화사명 2007’의 폐막식을 참관했다. 반테러 훈련이지만 실질적으로 미국을 겨냥한 군사훈련을 지켜본 두 정상의 지향점은 아직은 일치하지 않는 듯하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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