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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혁신위, 미래교육 비전과 전략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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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혁신위, 미래교육 비전과 전략 발표

입력
2007.08.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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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교육 비전과 전략(안)’은 현행 교육시스템의 대수술을 의미한다.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5년 발표됐던 ‘5ㆍ31 교육개혁안’과는 중ㆍ장기 교육실천 과제라는 점에서 성격은 비슷하다.

12년만에 나온 ‘총괄 교육개혁방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5ㆍ31 교육개혁안이 교육 주체간의 이해 충돌로 시행에 숱한 어려움을 겪었듯이, 8ㆍ16 미래교육 전략안도 비슷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 “당초 방안의 3분의 1만 제대로 추진하면 다행”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교원단체에서는 벌써부터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와 출발이 산뜻하지 않는 분위기다.

의미

이번 방안은 교육패러다임의 근본적인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르치기 중심에서 배우기 중심으로, 경직된 교육에서 유연한 교육으로, 지식 중심에서 핵심 역량 중심으로 틀을 확 바꾸겠다는 뜻이다. 학생이 교육의 중심이 되고, 학습권 행사의 주체가 되는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대통령 자문 교육혁신위원회는 몇가지 작품을 내놓았다. 초ㆍ중학교의 학년군제와 고교의 학점이수제 및 무학년제, 홈스쿨링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방안들은 학생들이 자신의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수준별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진일보한 제도로 평가된다.

윤지희 교육과 시민사회 공동대표는 “무학년제 등은 형식적인 학년 진급의 폐단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고 환영했다. 이종각 혁신위 선임위원은 “고교 무학년제와 학점이수제는 학생들의 능력에 따른 수월성 교육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학습능력이 우수한 학생들은 조기졸업 및 조기진학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교사 입장에서도 더 이상 ‘짬뽕교육’을 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가 열리는 것이다.

홈스쿨링은 학교 부적응 학생과 영재 학생 등을 위해 필수 장치로 받아들여진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홈스쿨링이 일찍이 정착했다.

문제점과 향후 과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학년군제와 학점이수제, 무학년제, 홈스쿨링 등이 사교육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탁송일 서울 한성과학고 교사는 “장기적 측면에서 도입이 필요한 제도들”이라며 “지금과 같은 교육환경에서는 사교육이 더욱 기승을 부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혁명적인 내용 만큼 갈등의 소지도 높다. 특히 사범대와 교육대를 대체하는 교육전문대학원 설립과 교사자격갱신제 도입은 교육계의 큰 반발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전국교직원노조(전교조) 등 교원 단체들은 이번 안에 대해 “아이디어의 백화점식 나열”로 치부하며 평가절하했다.

졸속추진 논란도 일고 있다. ‘백년대계’인 교육정책을 충분한 실효성 검토 없이 정권 말 한탕주의식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책의 연속성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육현장의 혼란만 부추긴다는 비판이다. 이번 방안은 관련법규의 개·제정을 거쳐 이르면 내년부터 단계적 시행에 들어간다. 이종각 혁신위 선임위원은“교육부 등 관계부처와 이미 협의를 거쳐 대부분 정책에 반영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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