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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대폭락/ 믿을 건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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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대폭락/ 믿을 건 달러?

입력
2007.08.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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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가 다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파장으로 고위험 자산에 대한 기피현상, 그리고 안전자산선호(flight to quality) 현상이 확산되면서, 달러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의 진원지가 미국이고 그래서 미국 금융시장이 기우뚱거리고 있지만, 그 결과 미국 달러화 가치가 급등하는 역설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기축통화 달러가 이끄는 국제금융시장의 현실이기도 하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13.80원 급등한 946.3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3월14일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 하루 상승폭은 북핵 실험 여파로 14.80원이나 급등했던 지난해 10월9일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다. 한 시장관계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충격 때문에 안전자산인 달러화 사재기가 극성을 부렸다”고 전했다.

글로벌 자금의 안전자산 회귀움직임은 미국 국채가격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15일 뉴욕 채권시장에서 3개월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한때 4% 밑으로 떨어졌다. 하루 하락률만 따지면 18년 만에 최대 폭이다. 채권수익률이 떨어진다는 것은 매수 자금이 몰려 채권값이 뛴다는 뜻이다.

이처럼 미 국채에 자금이 집중되는 것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위험채권에 대한 기피현상이 계속되는 한, 미 국채의 수익률 하락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확인돼 이날 5년물 국채수익률은 0.06%포인트 하락했다.

초단기 금융상품 머니마켓펀드(MMF)로도 돈이 몰리고 있다. MMF는 갈 곳 잃은 자금의 대피처. MMF로 돈이 몰린다는 것은 그만큼 자금이 단기부동화 한다는 얘기다. 15일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주 미국의 MMF 잔고가 2조6,810억 달러로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전주보다 703억 달러가 증가한 것. 이는 신용경색으로 회사채 시장과 주식시장의 변동이 극심해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안전한 MMF로 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하면 원화가치는 국제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출렁거릴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면 원ㆍ달러환율이 960원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쌍둥이적자 부담을 안고 있는 미국이 ‘강한 달러’정책을 고수할 지는 미지수이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하에 나선다면 이 분위기는 반전될 수도 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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