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8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아리랑 공연 관람을 제안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그러나 정부는 아리랑 공연에 북한 체제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찬양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수용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북측은 2박3일간 정상회담 일정을 협의하면서 참관행사로 노 대통령의 아리랑 공연 관람을 포함시킬 것을 제의했다”고 밝혔다.
아리랑은 10만명이 참여해 카드섹션을 배경으로 펼치는 집단체조, 예술공연 등으로 이뤄진다. 2002년과 2005년 두 차례 공연됐고 올해엔 4, 5월에 이어 8월1일부터 평양 능라도 5ㆍ1경기장에서 공연되고 있다.
아리랑은 일제시대 이후 북한 건국과 현대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선군(先軍) 정신을 강조하는 인민군의 총격술(남쪽의 총검술) 시범이나 “수령 결사옹위” 같은 구호가 들어 있고, ‘장백산 줄기따라’로 시작되는 <김일성 장군의 노래> 로 끝을 맺는다. 김일성>
정부 관계자는 “아직 참관일정을 확정하지 않았다”며 “국민 정서와 북측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김일성 주석 시신이 안치돼 있는 금수산기념궁전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노 대통령이 참배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정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실정법 문제도 있고 국민의 정서를 감안할 때 참배는 어렵다”며 “북측도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어 2000년 1차 정상회담 때와는 달리 원만하게 잘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00년에는 북측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금수산 참배를 요구했으나 남측이 난색을 표시해 막판까지 줄다리기가 벌어졌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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