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캠프 소속 원로들은 16일 경선 과열을 막고 경선 결과에 무조건 승복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양 캠프가 극한 대립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로들의 결의가 구두선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이 자리에서도 양 캠프 원로 간 언쟁이 오가 상생 합의를 무색케 했다.
이 전 시장 측 김수한 전 국회의장과 정재철 하순봉 전 의원, 박 전 대표 측 최병렬 전 대표와 김용갑 의원, 김용환 전 의원 등 원로 27명은 여의도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모든 후보가 경선 결과에 흔쾌히 승복하고 ▦지나친 과열ㆍ혼탁상을 방지하며 ▦경선 이후 당의 단합과 결속을 위해 앞장서겠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날 모임을 주선한 박관용 당 선관위원장은 “화합책을 찾지 않으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다시 하나가 돼서 정권을 창출하도록 원로들이 나서야 한다”며 “경선후보와 참모들에게 필요하면 강요하는 역할을 원로들이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 전 대표는 “지금 감정은 시간이 가면 묻혀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검찰이 얘기한 대로 도곡동 땅 주인이 이 전 시장이라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아니길 바라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그런 문제를 그냥 덮어 놓고 갈 수 있느냐”고 이 전 시장 측을 자극했다. 김 의원은 “땅 소유주 문제가 밝혀질 경우 법률ㆍ도덕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이에 이 전 시장 측 유준상 전 의원은 “이 전 시장 쪽 원로들은 박 전 대표를 비난하지 않는데 박 전 대표 쪽 원로들은 왜 같은 당 후보를 음해하고 비방하느냐. 참모들이 그러는 것은 이해하겠지만 어른답게 행동해 달라”고 맞섰다. 그는 “현재 상황은 정권 교체에 뜻이 없고 총선에만 혈안이 된 일부 참모들의 소아병적 이기주의의 발로”라면서 “당의 원로들은 그렇게 행동해선 안 된다”고 몰아붙였다.
박 위원장은 17일 이 전 시장 측 박희태 김덕룡 공동선대위원장, 박 전 대표 측 홍사덕 안병훈 공동선대위원장의 회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