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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장은아' 그녀가 돌아왔다, 고귀한 선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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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장은아' 그녀가 돌아왔다, 고귀한 선물처럼

입력
2007.08.17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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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날으는 바닷가에도 그대가 없으면 쓸쓸하겠네/ 파도가 밀려와 속삭여 줄 때도 그대가 없으면 쓸쓸하겠네/ 행복이 가득 찬 나의 인생은 그대가 전해준 고귀한 선물~’

1970,80년대 대중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가요 ‘고귀한 선물’의 스타 장은아가 무려 17년만에 신보 <그건 잠시 지나간 바람일 뿐> 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가수활동에 나선다. 상큼하고 청아한 목소리, 담백한 창법의 가요 ‘이 거리를 생각하세요’, ‘오늘밤 내게’는 지금도 애창되는 그녀의 주옥같은 히트곡들이다.

지루한 비가 계속되는 월요일 저녁 경기도 일산의 한 카페. 스포티한 청바지 차림으로 나타난 그녀는 지천명의 나이이지만 그때 그 시절의 보이시한 외모 그대로였다. 장씨는 “방송프로에 출연 때 마다 가장 괴로운 질문이 ‘근황’이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신보는 언제 나오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부담스러웠는데 이제야 면이 서게 되었네요. 시작부터 끝까지 제가 모든 걸 프로듀싱했습니다.” 오랜 마음 속 응어리를 푼 결실인 만큼 그 어떤 음반보다 (이번 음반에) 애착이 간다고 했다.

음반활동은 없었지만 장씨는 90년대 말부터 각 종 7080콘서트의 인기 초청가수로 꾸준하게 활동을 해왔다. 그 동안 안타까웠던 것 두 가지. 첫 번째는 신곡이 없으니 예전의 추억을 되씹는 히트곡만을 불러야 되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LP시절의 통기타 가수이다 보니 CD한 장이 없다는 것이 음악활동을 허전하게 했다.

“10여 년 전부터 내 작품을 하나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참 쉽지 않더군요. 음반을 내도 팔리지도 않는다고들 아우성이니 망설이지 않을 가수가 어디 있겠어요? 옛날엔 레코드회사에 찾아가 판 내자고 하면 쉽게 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솔선해서 스스로 내야하는 상황이 되었으니까요. 가수이기에 앞서 주부이기에 가정 경제와 대학생인 두 아이들의 교육비를 생각하면 신보를 발표할 마음이 저절로 사라지곤 했습니다.”

오랜 공백 끝에 발표한 그녀의 신보엔 ‘축복’, ‘잠시 지나간 바람일 뿐’, ‘사랑 후’, ‘자유인’ 등 4곡의 신곡과 자신의 대표작 6곡을 새로운 분위기로 리메이크해 담았다. ‘친구와 편안하게 놀러가면서 들을 수 있는 음악’이라는 음반 컨셉트에 맞춰 젊은 감성과 7080분위기가 적당히 믹스된 독특한 형식의 퓨전음악으로 구성했다.

신곡중에서 가장 마음에 든다는 ‘축복’은 강산에의 ‘넌 할 수 있어’를 작곡한 홍성수의 작품이다. 5년 전에 우연치 않게 받아 꼬깃꼬깃 보관해오다 이번에 발표했다. ‘잠시 지나간 바람일 뿐’은 지난 인생을 생각하며 직접 작사한 곡. 장충동에서 보낸 어릴 시절부터 노래한다고 명동 다닐 때, 결혼하고 아이 태어났을 때의 추억을 담은 자기 인생의 노래다. “실은 결혼하면서 참 힘들었어요. 그런 걸 세상에 말하고 싶진 않지만 이 노래 녹음할 때 옛 생각이 떠올라 눈물이 나서 몇 번이나 녹음을 중단했지요.”

장씨는 예전에는 ‘정체성 없이’ 음악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냥 대중적인 가수가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했고 인기도 얻었고 그걸로 만족했었어요. 그런데 세월이 지나니 내 속에 진짜 알맹이 꺼내서 뭘 보여주고 싶어도 쉽지 않더군요. 어려웠지만 이번에 신보를 내고 보니 이제야 또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진짜 언젠가는 인기와 돈에 상관없는 허심탄회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노래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장씨는 현재 국군방송에서 <장은아의 2시의 가요산책> 을 매일 진행하고 있다. 신보 발표 후에는 작은 음악회 형태로 지방 순회공연도 가질 예정이다. 내년이면 데뷔 30주년을 맞는 여가수의 얼굴이 신인의 열정으로 환하게 빛났다.

글·사진=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oopld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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