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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제 금융대란 비상대책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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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제 금융대란 비상대책 있나

입력
2007.08.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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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부터 사람들을 놀라게 한 사상 최악의 주가 폭락사태는 우리나라도 미국 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 대출) 파문의 영향권 안에 들었음을 알려 주는 적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주가뿐 아니라 환율, 금리 등 금융시장 전체에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사태가 단기 해결보다는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조짐이 역력하다.

조그만 불씨가 산 전체로 번진 것처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세계 금융시장을 얼어붙게 함으로써 글로벌 신용경색을 초래하고 있다.

정상적인 채권조차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환매 중단을 선언하는 펀드들이 속출하고, 신용이 좋은 프라임 모기지 업체마저 유동성 부족으로 배당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아직도 피해사례가 모두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 중앙은행이 신용경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 유동성 지원에 나섰지만 역부족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히려 중앙은행이 나서도 해결할 수 없다는 불안감만 키운 꼴이 됐다.

이번 사태의 뿌리인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을 해소할 처방도 현재로는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연방금리 인하 같은 강력한 조치가 나오지 않는 한 사태는 장기화할 위험성이 더 높다.

특히 지난 수년간 국제 금융시장에 풍부한 자금줄 역할을 해온 엔 캐리 자금의 청산(일본으로 환류) 가능성이 새로운 위협요인으로 대두하고 있다.

급격하게 엔 캐리 자금이 청산될 경우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는 권오규 경제부총리의 발언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 주식시장을 휩쓸고 있는 외국인들의 대량 매도 움직임은 그런 점에서 걱정스럽다.

실물경제에 미칠 파장도 걱정스럽긴 마찬가지다. 신용 경색으로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가치가 급락할 경우 가뜩이나 부진한 내수경기가 더 침체될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 위축으로 인한 수출 타격도 예상할 수 있다.

이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사실상 국제 금융위기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봐야 한다. 우리는 직접 피해가 없다거나 손실규모가 작다는 한가한 얘기를 거두고, 경제주체 모두가 위기에 준하는 비상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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