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이자 부담을 안고 대부업체로부터 진 빚을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제2금융권 대출금으로 좀 더 쉽게 바꿀 수 있게 됐다. 상환 의지나 능력이 있음에도 낮은 신용도 때문에 대부업체와 거래해야만 했던 사람을 제도 금융권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감독당국 등에 따르면 환승론 상품 판매를 전담하고 있는 한국이지론이 환승론 이용 가능 조건을 최근 대폭 완화했다.
환승론이란 대부업체로부터 받은 대출금을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얻은 돈으로 갚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대부업체의 폭리 논란이 한창이던 6월부터 시행됐다.
한국이지론은 2금융권과 신청자를 중개하는 역할을 하며 2금융권에서는 솔로몬, 현대스위스, 삼화, 스타저축은행과 GB캐피탈 등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대부업체 최고 금리는 연 66%, 제2금융권의 신용대출 금리는 40%대 후반이다.
한국이지론은 대부업체 대출이 4건 이하여야 한다는 기존 조건을 없앴고 대부업체 연체 제한 일수를 종전 15일에서 25일로 크게 늘였다. 환승론 신청자의 신용등급 요건도 7급에서 9급으로 낮아졌다.
채무자의 연소득에 대한 금융회사 신용대출, 현금서비스, 대부업체 대출금 합계 비율이 100% 이상이면 환승론을 이용할 수 없다는 기본 조건은 120%로 완화됐다.
현 직장에서 6개월 이상 재직해야 한다는 제한도 3개월 이상으로 낮췄고, 대부업체 6개월 이상 거래자에게만 허용한다는 규정도 없어졌다. 금융감독원은 환승론 이용조건 완화로 이용 가능자가 종전 10만~20만명에서 5만명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이지론 관계자는 "환승론에 참여한 2금융권 회사들이 2달 정도 환승론을 운영해본 결과 자격 조건을 완화해도 연체율 등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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