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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이디는 안녕하십니까"

입력
2007.08.16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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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포털사이트 아이디(ID)가 범죄에 악용되는 주요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15일 정보통신부와 한나라당 박재완의원측에 따르면, 네티즌들 사이에서 포털 아이디의 명의 도용 수준이 위험수위에 도달한 가운데 해외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국내 유명 포털 아이디가 버젓이 대량으로 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아이디 자체가 개인정보에 해당되는 만큼 아이디를 도용하거나 사고파는 행위는 법으로 금지돼 있다.

6월28일부터 제한적 본인확인제를 시행하고 있는 네이버의 경우 8월9일까지 전체 가입자 2,700만 명 중 약 914만 명이 '본인확인'을 거쳤는데, 그 결과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가입한 사람이 10만4,000명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7월20일부터 본인확인제를 실시하고 있는 엠파스도 전체 가입자 2,000만 명 중 약 40만 명이 본인 확인을 끝낸 시점(8월14일)에서 타인 명의로 아이디를 발급 받은 사람이 1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명의 도용이 많을수록 스팸메일이나 악플 등으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가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번에 조사된 회원정보 수정 건수(타인 명의 가입건수)에는 명의 도용 이외에도 신용 정보 확인 대상자가 아닌 청소년들도 일부 포함돼 있다"면서도 "적발된 명의 도용 아이디는 삭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가 전체 가입자 중 일부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된 것이어서 본인확인제 실시 범위를 넓혀갈수록 명의 도용 사례는 더 많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네이버와 야후가 1인당 5개, 다음은 1인당 3개까지 아이디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어 명의 도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포털 아이디와 관련된 피해는 해외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중국 연변지역 교포들이 주로 활동하고 있는 한 온라인 사이트에서 네이버와 버디버디 등 국내 포털 업체들의 아이디가 대량으로 거래되고 있다.

7월27일 Y사이트의 자유게시판에는 'kimtjdhg1'을 사용하는 회원이 "한번에 네이버 아이디 500개씩 대량으로 구입한다"며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남겼다.

7월22일에도 아이디 'yb999chat를 가진 사이트 회원이 "빠른 시간 내로 연락을 기다린다"며 "100~200개씩 네이버 아이디를 사겠다"고 밝혔다. 아이디 'rkdmf'를 가진 네티즌은 2월4일 "세이클럽 아이디 20개는 160원에, 버디버디 아이디는 필요한 만큼 팔 수 있다"며 이메일 주소를 게시판에 올렸다.

이들이 국내 유명 포털 아이디를 대량 매매하는 것은 인터넷에 새로운 카페 등을 개설할 때 대외 홍보에 유리하게 보이게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태희 정보통신부 정보윤리팀장은 "명의 도용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본인확인제와 공익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이 같은 노력이 실효를 거두려면 네티즌들의 자정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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