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대부분 찬성하지만, 성과와 의도에 대해선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령과 지역, 지지 정당 등에 따라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가 선명하게 엇갈렸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찬반을 물은 결과 찬성은 73.9%, 반대는 22.6%였다. 찬성 의견은 20대(83.7%)와 30대(84.5%), 호남 지역(90.3%), 블루칼라(81.8%), 대통합신당ㆍ우리당 지지층(91.5%)에서 많이 나왔다. 50대(34.2%)와 60세 이상(29.9%), 자영업자(30.3%), 한나라당 지지층(30.9%) 사이에선 반대 의견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회담 성과에 대해선 ‘갑작스럽게 추진됐기에 가시적 성과 없이 사진용ㆍ선거용 회담에 그칠 것’(60.4%)이라는 전망이 ‘한반도 비핵화 등 평화 정착과 남북 교류에 큰 도움을 줄 것’(29.9%)이라는 의견을 훨씬 앞질렀다. 긍정적 전망은 30대(36.9%)와 호남 지역(41.7%), 신당ㆍ우리당 지지층(60.4%)에서, 부정적 전망은 20대(73.7%)와 화이트칼라(70.6%), 한나라당 지지층(72.3%)에서 다수였다.
이와 함께 대선을 4개월 앞둔 시점에 정상회담을 여는 것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보는 의견이 없다는 견해보다 많았으나, 정상회담이 실제 대선의 변수가 될 것인가에 대해선 전망이 팽팽히 맞섰다.
‘정치적 의도 개입 주장에 공감한다’는 답변은 57.5%로, ‘공감하지 않는다’(33.5%) 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30대(63.1%)와 40대(65.1%), 화이트칼라(64.4%), 대졸 이상 학력자(64.2%), 한나라당 지지층(66.1%)은 ‘공감한다’를, 20대(38.8%)와 호남 지역(40.8%), 블루 칼라(42.9%), 신당ㆍ우리당 지지층(49.1%)은 ‘공감하지 않는다’를 상대적으로 많이 택했다.
‘회담이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선 ‘그렇다’와 ‘아니다’가 43.7%와 48.8%로 엇비슷했다. 영향이 있다고 보는 경향은 20대(48.8%)와 신당ㆍ우리당 지지층(48.1%), 영남 지역(48.4%)에서 두드러졌고 화이트칼라(56.1%), 대졸 이상 학력자(54.5%), 민노당 지지층(52.6%) 사이에선 그 반대였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 최우선 다뤄야할 의제는…
28일 열리는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중요하게 다뤄야 할 의제로는 34.1%가 ‘북한의 핵 폐기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를 꼽았다. 회담 기간 중 노무현 대통령이 금수산 기념궁전을 방문하는 문제에 대해선 찬반이 팽팽했다.
회담 의제는 한반도 비핵화문제에 이어 대북경제교류(20.8%), 남북한 통일 방안(14.4%), 한반도 평화체제(13.4%), 이산가족 상봉(8.3%), 정상회담 정례화(3.7%) 등이 뒤를 이었다.
북한 핵 폐기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를 꼽은 응답자는 50대(43.4%)와 60세 이상(43.5%), 한나라당 지지 층(40.6%)에서 많은 편이었다.
대북 경제 교류는 30대(27.9%), 블루칼라(27.3%)에서 중요 의제로 지목한 의견이 비교적 많았고, 한반도 평화체제 확립은 20대(19.6%)와 학생(25.0%)층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번 정상회담 기간에 북한이 상호체제 존중의 일환으로 노 대통령에게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기념궁전을 방문하도록 요청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방문해도 된다’(41.2%)는 응답보다 ‘방문 해서는 안 된다’(46.8%)는 반응이 조금 더 많았다.
‘방문해도 된다’는 의견은 20대(58.4%), 호남(48.5%), 학생(55.2%)층에서 높게 나타났고, ‘방문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은 50대(53.9%), 60세 이상(52.5%), 대구ㆍ경북(51.4%), 농ㆍ임ㆍ어업 종사자(55.0%)에서 두드러졌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 일반 유권자 차기 대통령감 물었더니
여야 구분 없이 차기 대통령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을 질문한 결과,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등 한나라당 경선후보들이 높은 높은 순위에 올랐다. 반면 범여권 대선주자들은 어느 한 명도 5%를 넘지 못했다. 범여권 주자들이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양상이다.
한국일보가 미디어리서치와 함께 13, 14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적합도’ 를 조사한 결과, 이 전 시장(34.9%) 박 전 대표(21.5%) 손학규 전 경기지사(4.9%)가 1~3위였다. 이해찬 전 총리(2.3%)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2%)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1.6%) 한명숙 전 총리(1.5%) 조순형 의원(1%) 등 범여권 주자들의 적합도는 모두 5% 미만이었다.
이밖에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0.4%) 천정배 의원(0.4%) 김혁규 전 경남지사(0.3%) 노회찬 의원(0.3%)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0.2%)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0.1%) 심상정 의원(0.1%) 원희룡 의원(0.1%) 등은 1%에 못 미쳤다. 범여권 주자는 다 합쳐도 14.7%에 불과했다. ‘모름ㆍ무응답’도 27.7%나 됐다.
이 같은 ‘야대여소(野大與少)’ 현상은 7월 21일 한국일보ㆍ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 8월 8일 KBSㆍ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7월 21일 조사에선 이 전 시장, 박 전 대표, 손 전 지사가 각각 34.8%, 25.6%, 6.4%였고, 8월 8일 조사에선 31.9%, 24.4%, 3.3%였다. 이 전 시장이 박 전 대표와 차이를 좀 더 벌리고, 손 전 지사가 오차범위 내의 등락이 있는 것을 제외하곤 전체 선거 구도엔 큰 변화가 없다.
이 전 시장은 20대(40.2%) 서울(46.6%) 학생(44.8%)에서, 박 전 대표는 50대(30.9%) 60세 이상(28.8%) 대구ㆍ경북(35.5%)에서 상대적으로 적합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번 대선에서 범여권ㆍ한나라당ㆍ민주노동당 후보 3자가 대결할 경우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59.2%인 반면, 범여권 단일 후보는 13.8%, 민주노동당 후보는 7.9%의 지지에 그쳤다. 범여권의 통합 선언(8월 10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큰 차이로 한나라당이 앞서고 있다. 현 정부와 범여권에 대한 실망감이 그대로 드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한나라당 후보 지지는 대부분의 계층에서 높았다. 특히 50대에서 75.7%나 나왔으며 대구ㆍ경북(68.2%) 부산ㆍ경남(65.2%) 등에서 정권교체의 의지가 강했다. 범여권 단일 후보는 30대(21%) 호남(30.1%)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 범여권 단일후보 손학규 1위 불변… 부동층 47%로 늘어
범여권 단일 대통령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손학규 전 경기지사(19.4%)가 여전히 1위를 지켰다.
2위인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7.5%)과 3위 이해찬 전 국무총리(6.2%), 4위 조순형 의원(5.6%)은 오차 범위(±3.1%P) 안에서 각축을 벌였다. 이어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4.1%, 한명숙 전 국무총리 4%, 유시민 의원 3.4%, 김혁규 의원 1.1%, 천정배 의원 0.9%, 김두관 우리당 최고위원 0.3%,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0.2% 순이었다. ‘없다ㆍ무응답’ 답변도 47.3%나 됐다.
유권자들이 마땅한 범 여권 후보를 찾지 못했다는 의미다. 부동층은 한국일보ㆍ미디어 리서치의 4월 조사에선 35.4%, 7월 조사에선 40.9% 등으로 증가 추세다.
지난달 21일 실시한 같은 조사에선 손 전 지사가 22.7%, 정 전 의장은 10.6%, 이 전 총리 6.2%, 한 전 총리 5.8%, 강 전 장관 5%, 유 의원 4.3%, 문 사장 1.6% 등이었다. 이 전 총리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주자 지지도가 조금씩 떨어져 부동 층으로 옮겨 간 것으로 보인다.
손 전 지사는 남성(23.6%)과 30대(28.3%), 부산ㆍ울산ㆍ경남 지역(22.4%), 대졸 이상 학력층(24.3%)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한나라당 지지층(20.5%)도 손 전 지사를 많이 꼽았다.
정 전 의장의 주요 지지층은 20대(10%), 학생(11.2%), 광주ㆍ전남ㆍ전북 지역(16.5%)이고, 이 전 총리는 20대(8.6%), 학생(11.2%), 강원ㆍ제주(14.3%), 조 의원은 남성(8.4%), 50대(10.5%), 강원ㆍ제주(9.5%) 민주당 지지층(13.8%) 등이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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