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대표단과의 협상 당사자인 탈레반 대표단이 지도부로부터 석방 대상자 명단을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 받은 것으로 알려져 협상의 돌파구가 열릴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그는 이날 AP통신과의 전화 통화에서는 “탈레반 대표단이 지도부로부터 석방 요구 대상자의 명단을 바꾸거나 줄일 수 있는 권한을 부여 받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그는 15일 연합뉴스와의 간접통화에서 “한국 정부 대표단과의 대면협상이 내일(16일) 적신월사에서 열릴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전했다.
아마디 대변인은 여성 인질 2명이 석방된 13일까지만 해도 “나머지 인질 19명이 석방되려면 탈레반 수감자 8명을 석방해야 하며, 8명의 명단에도 변함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아마디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탈레반 대표단이 향후 협상에서 동료 탈레반과 인질의 맞교환이라는 큰 틀은 깨지 않으면서 석방 대상자의 명단을 줄이거나, 석방 대상자 명단을 형기가 얼마 남지 않은 경량급 수감자로 변경하는 등 유연하게 나올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렇게 되면 한국 정부는 아프간 정부와 미국 정부의 양해를 보다 쉽게 얻어내고, 몸값 등 다른 조건을 묶어 탈레반측의 요구를 총족시킬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 아프간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탈레반 죄수 석방 불가를 고집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의 협상 능력에 따라 변화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탈레반이 유연하게 변화한 이유는 인질 사태 과정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고 자평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탈레반 대표단은 11일 가즈니시에서 자신들을 불법 단체로 규정해온 아프간 정부의 신변 보장을 받으면서 각국의 언론매체를 상대로 인터뷰를 가짐으로써 세계 언론의 주목을 불러 모으는데 성공했다. AP통신을 비롯한 일부 해외 언론은 이를 ‘홍보 쿠데타(Publicity coup)’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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