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시즌 K리그 ‘최고의 빅매치’가 광복절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았다.
올시즌 무패 우승을 노리는 절대 강자 성남 일화와 수원 삼성이 맞붙은 15일 수원월드컵경기장. 경기 시작 15분 전부터 갑자기 쏟아진 소낙비보다 수원 홈팬들의 가슴을 더욱 시원하게 만든 건 스타들의 화려한 골잔치와 클럽 축구에서 만끽할 수 있는 격렬함이었다.
전반 20분 ‘해결사’ 김대의(33)가 선제골을 뽑아낸 뒤 후반 5분 ‘시리우스’ 이관우(29)가 페널티킥 추가골을 터트리자 윗도리를 벗어 휘두르는 성난 응원전을 펼친 수원 서포터스 ‘그랑블루’는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반면 사상 초유의 정규리그 무패 우승에 도전한 성남은 후반 30분 모따가 페널티킥 만회골을 뽑아냈으나 1-2로 져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 또 지난 해 10월부터 계속된 22경기 연속 무패 행진도 멈춰서야 했다.
2위 수원이 성남을 잡지 못하면 성남의 리그 우승이 굳어지는 중요한 길목에서의 맞대결이었다. 양팀은 지난 해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은 K리그 최고의 라이벌. 구름 관중이 몰릴 수밖에 없었다.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올시즌 수원 홈구장 최다 관중인 3만1,726명이 들어찼다.
뜨거운 분위기에 고무된 수원은 이날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성남에 무기력하게 2전 전패로 무릎 꿇었던 수원이 아니었다.
수원 차범근 감독은 ‘골든보이’ 안정환을 선발 명단에서 빼는 초강수를 두며 성남의 무패 행진 저지를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 김대의가 전반 20분 벼락 같은 선제골을 뽑아낸 데 이어 후반 5분 이관우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수원은 이날 9승4무3패(승점31)로 선두 성남(11승4무1패)을 승점 6점차로 추격했다. 수원은 지난 6월 삼성하우젠컵 4강 플레이오프전에서도 성남을 4-1로 물리친 데 이어 이번 승리로 이번 시즌 유일하게 성남을 꺾은 K리그 팀이 됐다.
갈길 바쁜 서울은 최하위 광주와의 홈경기에서 승점 1점을 추가하는데 그치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실패했다. 서울은 광주와의 홈경기에서 박주영 정조국 등 주포들의 결장 공백을 실감하며 득점 없이 비겼다. 광주는 이날도 서울 골문을 열지 못하며 2005년 5월18일(5-3승) 이후 서울전 8경기 연속 무득점의 기록을 이어갔다.
축구 국가대표팀과 수원에서 감독과 코치로 한솥밥을 먹은 김호 대전 감독과 박항서 경남 감독의 ‘사제대결’에서는 스승 김호 감독이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김 감독은 대전 사령탑 부임 후 첫 2연승을 기록하며 통산 K리그 190승 고지에 올라섰다.
전북은 원정경기에서 포항을 3-1로 격파하고 후반기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후반기 개막을 앞두고 울산에서 둥지를 옮긴 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정경호는 후반 19분 추가골을 터트리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대구는 제주를 3-0으로 대파하고 4월 29일 포항전(3-1) 이후 4개월만에 정규리그 승리를 맛보는 감격을 누렸고 인천은 경기 종료 직전 터진 데얀의 역전포로 전남에 2-1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김정민 goavs@hk.co.kr수원=김기범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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