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하락세가 멈추지 않는 등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장의 여진이 계속됐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엔캐리 투자자금(저리의 엔화를 빌려 제3국의 고수익 자산에 투자한 자금)의 급격한 회수가 제2의 외환위기 같은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강도 높게 경고했다.
14일 종합주가지수(KOSPI)는 전날 유럽 증시의 강한 반등과 미국 증시의 약보합세에도 불구, 장중 한 때 심리적 지지선인 1,800선까지 무너뜨릴 기세를 보이다 전날보다 31.37포인트(1.70%) 내린 1,817.89로 마감했다. 장 초반 1,857에서 장 후반 1,801.07까지 불안한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19.28포인트(2.45%) 떨어진 766.92로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서브프라임 발 신용경색 우려감이 증시에 만연한 가운데 휴일(광복절)을 앞둔 불안감이 '팔자'를 부추긴 것으로 해석했다.
권 부총리는 이날 재정경제부 직원게시판에 올린 '아시아ㆍ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회의를 다녀와서'라는 글에서 "최근 국제금융시장 불안의 기저에는 과도한 엔캐리 투자자금이 자리잡고 있다"며 "엔캐리 자금의 급격한 청산이 제2의 외환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수익을 노리던 엔캐리 자금이 서브프라임 파장과 맞물려 안전자산을 쫓아 신흥시장에서 급격히 회수될 경우 충격이 커질 수 있음을 우려한 것이다.
반면, 금융감독위원회 윤용로 부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서브프라임 사태가 현 단계에서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한국 금융회사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직접 투자금액이 적고 투자등급도 좋아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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