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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김학범 '광복절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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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김학범 '광복절 빅뱅'

입력
2007.08.1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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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오후, K리그 최고의 빅매치가 축구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사상 초유의 무패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디펜딩 챔피언 성남 일화와 K리그 최고의 스타 군단 수원 삼성이 15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다.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었던 두팀은 올 시즌 두 차례(컵대회 포함) 맞붙어 1승을 주고 받으며 호각을 이뤘다. 정규리그에서는 성남이 3-1로 완승을 거뒀고, 컵대회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연장 접전 끝에 수원이 4-1 대승을 거두며 3연패를 설욕했다.

두팀 모두 스타들이 즐비하지만 관심은 대조적인 스타일을 갖고 있는 양팀 사령탑의 지략 대결에 쏠린다. 김학범 성남 감독과 차범근 수원 감독은 K리그를 대표하는 명장이지만 지극히 대조적인 길을 걸어왔고 축구 색깔에서도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김학범 감독은 ‘인동초’로 불린다. 선수 시절부터 오랜 무명 생활을 거쳐 최고의 반열에 오른 ‘대기만성형’ 지도자다. 한때 축구를 떠나 은행원으로 근무하는 등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거친 김감독은 지난해 K리그 정상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의 명장임을 확인했다.

김감독은 ‘뚝심의 축구’를 추구한다. K리그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하는 감독으로 알려졌지만 라인업이나 전술에 좀처럼 변화를 주지 않는다. 오늘날의 ‘무적 성남’은 김감독의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감독은 2005년 부임 당시 K리그에는 낯선 전술이었던 4-3-3 포메이션을 도입한 후 일관되게 밀어붙여 현재의 탄탄한 공수 조직력을 만들어냈다.

차범근 감독은 언제나 ‘최고의 길’을 걸어왔다. 그는 선수 시절에도, 지도자로 입문한 후에도 한국 축구의 최고 스타였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한때 순탄치 않은 길을 걷기도 했지만 2004년 수원을 K리그 정상에 올려 놓으며 다시 한번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차범근 축구’의 요체는 상황에 따른 유연한 전술 변화다.

차감독은 올시즌 ‘변칙 전술’을 사용해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 4-2-3-1과 4-4-2를 기본으로 하지만 상대에 따라서는 3-4-1-2 포메이션으로 나서기도 한다. 경기 중간에도 수시로 포메이션에 변화를 줘 반전의 계기로 삼고 있다. 미드필더 김남일을 중앙 수비수로 기용하고 측면 수비수 조원희를 중앙 미드필더로 활용하는 등 선수들의 포지션에도 잦은 변화를 줘 ‘최적의 조합’을 찾고 있다.

올 시즌 1승을 주고 받은 ‘뚝심’과 ‘변칙’ 사령탑의 대결에서 누가 웃을 지 주목된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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