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발생한 부산 영도구 이동식 놀이공원인 월드카니발행사장 관람차 추락사고는 운영업체의 안전불감증과 당국의 안일한 행정, 놀이시설 안전검사기관의 허술한 검사 등이 빚은 전형적인 인재(人災)로 드러나고 있다.
경찰과 소방본부는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해 놀이공원의 대관람차 ‘자이언트 휠’에 매달린 곤돌라와 원형틀 연결부분이 오작동을 일으켜 제기능을 못하면서 곤돌라가 뒤집혀 발생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시계 반대방향으로 회전하던 사고 곤돌라는 3시 방향에서 이미 기계적 결함이 발생, 12시 방향에서 90도 가량 오른쪽으로 기울었고, 9시 방향에서 뒤따라 내려오던 곤돌라와 부딪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곤돌라가 한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 1분 30초가량으로 3시 방향에서 9시 방향까지 이르는 40여 초 동안 곤돌라가 뒤집어지고 있었지만 공원 관계자들은 전혀 알지 못했다. 또 곤돌라 안에는 탑승객을 고정시킬 안전벨트는 물론, 안전창틀조차 없었다.
이동식 놀이공원에 투입된 각종 놀이기구는 지난달 11일부터 31일까지 부산세관을 통해 7차례에 걸쳐 수입통관된 뒤 급조립돼 조립과정에서 결함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관할 부산영도구청도 홍콩월드카니발이 영업신청을 했던 지난달 23일 곧바로 허가를 내준 것으로 밝혀져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구청은 특히 27개 놀이기구 가운데 5개가 한국종합유원시설협회의 안전성 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지 못했는데도 업체측으로부터 지역발전 장학금 명목으로 10만 달러(약 9,000만원)를 받고 허가를 내줬다. 구청측은 이에 대해 “놀이공원이 이동식이어서 복잡한 절차가 생략됐지만 불법적인 특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놀이공원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담당했던 협회측도 사고를 낸 자이언트 휠에 대해서는 안전성 검사를 통과시켜 부실 검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월드카니발 홈페이지(www.wck.co.kr) 게시판에는 이번 사고 전부터 크고 작은 사고로 부상을 입은 사례가 수십건 올라오기도 했다.
업체측은 사고가 나자 14일 홈페이지를 폐쇄하고 스위스와 독일의 놀이기구 제작기술자들을 불러 원인규명 등에 나섰다.
부산영도경찰서는 14일 국립수사과학연구소와 함께 사고현장에 대한 감식을 벌인 데 이어 홍콩월드카니발 등 관계자 10여명을 상대로 수사를 벌여 혐의점이 드러날 경우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부산=박상준기자 sjpark@hk.co.kt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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