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와할랄 네루 / 일빛세계사의 고전이 된 옥중 편지 196통
한국의 광복절인 8월 15일은 인도가 1947년 식민통치에서 벗어난 독립기념일이기도 하다. 인도 독립과 함께 초대 총리와 외무장관을 지낸 자와할랄 네루(1889~1964).
간디와 반영투쟁을 이끌었던 그는 독립 후 미ㆍ소 어느 진영에도 가담하지 않는 일관된 비동맹주의 외교정책과 아시아ㆍ아프리카의 내셔널리즘 지원, 평화공존에 대한 확고한 태도 등으로 자신의 조국은 물론 제3세계의 우뚝한 지도자였다.
<세계사 편력> 은 이런 네루의 사상을 알 수 있는 값진 책이다. 21세기 들면서 ‘차세대 수퍼파워’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의 저력이 어디 있었는지, 이 책이 이미 보여주고 있었다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지 싶다. 세계사>
<세계사 편력> 은 1930~33년 투옥됐던 네루가 외동딸 인디라 간디(나중에 인도의 여성 총리가 됐다)에게 감옥들을 옮겨다니며 보낸 196통의 편지를 모은 책이다. 13세 생일을 맞는 딸의 생일선물로 첫번째 편지를 쓴 그는 “형무소에서 내가 무슨 선물을 해 줄 수 있겠느냐… 우리나라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자유를 향한 투쟁을 눈앞에서 직접 볼 수 있는 너는 행복하다… 작은 아가, 네가 인도를 위해 용감한 전사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세계사>
서구 중심의 편협한 역사관으로는 변화하는 세계를 살아갈 수 없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균형잡힌 역사관을 갖는데서 비롯된다, 사건과 연대가 아니라 인간이 담긴 역사를 공부해라, 사상의 주인이 되려 한다면 마땅히 행동이 주인이 되어라. 이렇게 딸에게 일러주는 네루의 편지는 따스하고 감동적인 문장일 뿐더러, 그 균형잡힌 역사관과 해박한 지식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서는 1980년대초 축약본이 번역돼 대학가의 필독서처럼 읽혔는데, 지금은 정식 저작권 계약을 맺은 완역본이 전3권으로 나와 있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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