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부장 김득환)는 14일 보복폭행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승연(55) 한화그룹 회장에 대해 병 치료를 위해 구속집행을 정지시켰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다음달 13일까지 한달간 구속집행이 중단되며, 주거지는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서울대병원으로 한정된다. 김 회장은 2000년 서울대병원에서 골절상 수술을 받아 진료기록 등이 남아 있다는 등의 이유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재판부는 “김 회장이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구속집행정지 사유를 밝혔다.
앞서 재판부는 13일 김 회장을 진단한 외부 병원의사 정모씨와 구치소 내 보건의료과장 조모씨를 증인으로 불러 건강상태를 심문했다. 정씨 등은 “김 회장이 1993년부터 앓아 온 우울증이 수감 이후 악화해 자해, 자살 가능성이 있어 6개월 이상의 외부 입원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김 회장의 구속집행정지 반대의견을 내면서 “구치소 내 치료와 통원치료로 나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구치소측은 우울증 등의 진단을 위해 김 회장을 지난 달 12일부터 13일간 수원 아주대병원에 입원시켰다.
김 회장은 이날 서울대병원 응급실에서 간단한 신체검사를 받은 뒤 12층의 특실 병동에 입원했다. 특실 병동은 20평 크기에 하루 입원비가 80만원인 VIP용 1인실로, 2005년 전립선 악화증세를 치료 받은 노태우 전 대통령 등이 입원했던 곳과 같은 병실이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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