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 있는 표’는 과연 있는 것일까.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막바지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결국 여론조사대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과 “실제 투표 결과는 다를 것”이라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13일 각 언론사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박근혜 전 대표에게 8~10%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왔다. 한나라당 경선 방식을 그대로 적용한 조사 결과다.
하지만 이를 두고 박 전 대표측은 “연령 변수와 부동층 변수를 감안하지 않은 것”이라며 실제 결과는 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론조사는 실제 투표율이 높은 노년층의 지지율에 가중치를 두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노년층에서 지지율이 높은 만큼, 경선 당일 젊은층보다 노년층이 투표장을 많이 찾을 것이고 이럴 경우 유효득표는 훨씬 많아질 것이라는 논리다.
또 10~14%에 달하는 부동층도 박 전 대표의 유효득표를 높이는 요인이 된다는 주장이다. 부동층은 대체로 지고 있는 후보를 지지해 의사를 숨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반응은 신중하다. 미디어리서치 김지연 이사는 “노년층 투표율이 높은 것은 일반적 경향이어서 연령 변수 주장이 터무니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당내 선거라는 점을 감안하면 투표율은 연령변수 보다는 조직력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한귀영 실장은 “연령 변수가 현재의 격차를 뒤집을 만큼 효과가 있을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실장은 “대세 후보가 아닌 후보를 지지해 의견을 숨기는 층이 있다”고 짚었다. 부동층과 관련해선 대세 추종형 부동층도 적지 않아 오히려 이 전 시장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이 전 시장측에서는 연령 변수보다 계층 변수가 더 결정적이라는 주장도 한다. 중산층에서 우위인 이 전 시장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또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가 ‘숨어있는 2%’를 주장했지만 결과는 의미가 없었다는 주장도 한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경선에 20%가 반영되는 일반국민 여론조사 실시 기관으로 리서치앤리서치(R&R), 동서리서치, 중앙리서치를 선정했다. 조사는 19일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누구를 뽑는 게 좋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절충안 문항으로 실시키로 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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