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제2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남북경협이 6자회담의 핵 불능화와 관련이 있다는 전제는 성립이 어렵다”며 “북핵은 6자회담과 (남북) 정상회담이 호흡을 맞추면서 성과가 나오는 것이고, 남북경협은 남북 정상간 노력에 의해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 진전상황과 별개로 남북 경협확대 등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천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핵 문제 해결 전 과감한 대북지원은 핵 불능화 완료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에 “6자회담은 고유의 해결과제와 목적이 있고, 정상회담은 6자회담과 별개의 역할이 있다”며 “두 개가 충돌하지 않으면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국내 언론사 편집ㆍ보도국장과의 오찬간담회에서 ‘2000년 1차 정상회담에서 낮은 단계 연방제 합의가 있었던 것과 같은 논의가 진행되느냐’는 질문에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가기 위한 중대한 논의가 있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이 당국자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재설정 문제에 대해 “이미 (남북간) 합의된 내용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의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광범위하게 군사적 긴장완화,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논의가 있을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김만복 국정원장은 국회 정보위에서 ‘방한계선(NLL)은 영토개념이 아니라 군사적 충돌을 막는 안보적 개념’이라는 10일 이 장관의 발언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이 장관이 오버하고 있다”며 “NLL은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지역으로 영토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상회담의 대가로 이면합의는 전혀 없었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 가능성도 극히 낮다”고 말했다.
한편 남북은 정상회담을 위한 첫 준비접촉을 14일 개성에서 갖기로 합의했다. 북측은 이날 전화통지문을 보내 최승철 통일전선부 부부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 3명을 실무접촉에 내보내겠다고 알려왔다.
남측에서는 이관세 통일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3명의 대표가 나선다. 준비접촉에서는 방북 경로와 체류 일정, 방북단 규모 등이 조율된다. 통신ㆍ보도ㆍ의전ㆍ경호 등에 대한 협의도 함께 이뤄질 예정이다.
정부는 준비접촉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육로 방북을 제안하되 북측이 철도ㆍ도로 사정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명할 경우 육로 방북을 고집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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