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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욱 "브람스 연주하며 내 인생 바뀔듯한 느낌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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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욱 "브람스 연주하며 내 인생 바뀔듯한 느낌 들었죠"

입력
2007.08.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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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김선욱(19)은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습하던 지난해 초 악보에 이런 글을 적어넣었다. “이 곡이 내 인생을 바꿔놓을 것이다.” 그의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해 9월 세계적 권위의 영국 리즈 콩쿠르 결선에서 이 곡을 연주해 동양인 최초로 우승했고, 독주회와 국내외 유명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등을 거치며 클래식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김선욱이 1년 만에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향과의 협연(19일 세종문화회관, 21일 고양아람누리, 22일 예술의전당)이다. 13일 만난 김선욱은 피곤이 덜 풀린 모습이었다. 폴란드 쇼팽 페스티벌에서 리사이틀을 갖고 전날 돌아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연주회 전 들른 프랑스 라로크 당테롱 페스티벌과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 이야기를 할 때는 눈을 반짝였다. “루체른 페스티벌 개막공연에서 맨 앞줄에 앉아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지휘하는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연주를 봤어요. 언젠가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협연하겠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어요.”

그는 올해 쉴새 없이 비행기를 탔다. 독일에서만 7번 공연을 해 ‘서울시 프랑크푸르트구’가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라는 그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부담이 컸다. “처음 연습을 시작할 때는 콩쿠르 때보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힘들었어요. 1년 가까이 집중적으로 준비를 했던 콩쿠르 때에 비해 시간이 부족했으니까요. 하지만 그간 여러 무대에 서면서 배운 것들이 많아요. 그때와는 다른 지금의 브람스를 연주하겠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어요.”

리즈 콩쿠르 선배이기도 한 지휘자 정명훈(1975년 4위)과는 5월 라디오 프랑스 필 내한공연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을 맞춘다. 김선욱은 “제가 원하는 것을 미리 알고 잘 받쳐주셔서 연주가 너무 즐거웠다”면서 “아직도 저의 우상이었던 분과 한 무대에 서고 있다는 게 꿈 같다”고 했다. 6월 서울시향의 공연에서 브람스 교향곡 2번을 듣고 감동을 받은 터라 이번 공연에 더욱 기대가 크다.

9월 BBC 웨일즈 국립 오케스트라(영국), 10월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서울), 11월 런던필(영국)…. 앞으로도 김선욱의 스케줄은 숨이 가쁘다. 하지만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는 내년 2월 이후에는 잠시 숨을 고를 생각이다. “지난해 콩쿠르를 앞두고 한 학기 쉬면서 뉴욕에서 머물렀던 시간이 큰 도움이 됐어요. 어디로 갈 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새로운 레퍼토리를 준비하고 공부하면서 미래에 대해 차분히 생각할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김선욱은 이날 저녁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열린 ‘콘서트 미리 공부하기’강좌에서 100명의 관객과 만나 자신이 연주할 곡을 직접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에는 브람스가 평생 짝사랑했던 클라라 슈만에 대한 갈구와 열정이 솔직하게 드러나있다”고 소개했다. “가슴 아픈 사랑의 경험을 떠올리며 들으면 좋을 것 같다. 나 역시 이 곡을 연주할 때마다 와 닿는 부분이 많다 ”는 젊은 피아니스트의 솔직한 고백에 관객들은 웃음과 박수를 함께 보냈다.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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