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전세계를 강타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쇼크가 미국, 유럽, 일본 등 각국 중앙은행의 시장 개입으로 일단 진정세로 돌아섰다.
지난 주말 서브 프라임 부실 태풍으로 추락했던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증시는 주초인 13일 일제히 반등했다. 세계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미국 달러화 선호 현상에 따라 급등했던 원화환율도 하락(원화 강세)했다.
정부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 한국은행 고위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금융정책협의회를 열고 국내 금융시장 불안이 우려될 경우 한은을 통해 유동성(자금) 공급을 늘려 시장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날 코스피는 지난주 말 대비 20.77포인트(1.14%) 오른 1,849.26으로 마감하며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기관이 5,646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4,559억원과 2,03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0.22% 상승했다.
일본은행은 이와 관련, 이날 시장안정을 위해 6,000억엔 규모의 자금을 더 공급했다. 대만의 가권지수도 지난 주말보다 7.65포인트(0.09%) 올랐다. 원ㆍ달러 환율은 서울외환시장에서 2.3원 떨어지며 달러당 929.60원으로 마감, 920원대에 재진입했다.
김석동 재경부 제1차관은 금융정책협의회를 가진 뒤 “현 단계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나 세계 금융시장 상황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 “만약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쇼크로 인해 금융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경우 한은 등과 협의, 유동성 조절대출과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방식으로 시장에 자금을 신속히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유동성조절 대출은 금융기관이 일시적인 자금 부족 상황에 처할 경우 한은이 신속히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환매조권부채권(RP) 매입은 한은이 금융기관에 판 국공채 등을 다시 사들여 시중에 자금 공급을 늘리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또 재경부 금융정책국장ㆍ국제금융국장, 금감위 감독정책1국장, 한은 시장국장이 참여하는 금융시장 상황점검 태스크포스를 가동키로 했다.
한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우리 금융시장은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이고, 콜금리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긴급 자금 지원을 할 단계는 아니다”면서 “미국과 유럽 과는 여건이 다르다”고 말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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