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창팅(謝長廷ㆍ61) 대만 여당 민진당 총통 후보가 당내 정치적 라이벌인 쑤전창(蘇貞昌ㆍ59) 전 행정원장에게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고 홍콩 언론들이 13일 보도했다.
셰 후보는 5월 당내 총통 후보 경선에서 천수이볜(陳水扁) 현 총통의 지원을 받은 쑤 후보와 이전투구에 가까운 거친 싸움을 벌였지만, 쑤 전 행정원장과 함께 선거에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쑤전창을 파트너로 택했다.
셰창팅 후보는 12일 싱가포르를 방문하는 도중 “나는 쑤전창에게 이러한 메시지를 전했고 그의 가족들도 방문했다”며 “나는 승리를 위해 기꺼이 그를 부통령 후보로 영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경선 직후 부총통 후보 출마 뜻이 없다고 밝힌 바 있는 쑤전창은 아직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
5월 민진당 경선 당시 쑤 후보는 셰창팅을 향해 “교활하고 간악한 정치인”이라고 비난했고, 셰 후보는 당시 불거진 자신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관한 자료가 행정원장으로 있던 쑤 후보가 관계기관을 통해 흘렸다고 주장하면서 쑤 후보의 관권 동원을 비난했다.
경선 직후 셰 후보는 예추란(葉菊蘭ㆍ여) 전 가오슝(高雄) 시장을 러닝메이트로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천수이볜 총통은 셰_쑤 카드만이 현재 여론지지도 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는 마잉주(馬英九) 국민당 총통 후보를 꺾을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셰 후보의 쑤전창 선택은 여론 지지도면에서 열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나온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셰창팅 후보는 예추란이 나설 경우와 쑤전창이 나설 경우를 상정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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