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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백악관 연설문 팀원 스컬리 "자신의 '증오의 축' 도용"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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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백악관 연설문 팀원 스컬리 "자신의 '증오의 축' 도용" 주장

입력
2007.08.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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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축(Axis of Evil)’은 마이클 거슨이 내 아이디어를 도용한 것이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표적인 어록으로 유명한 ‘악의 축’이란 표현을 창안해 낸 것으로 알려졌던 마이클 거슨 전 백악관 연설문 작성팀장이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2004년까지 5년간 거슨과 함께 팀을 이뤄 부시 대통령의 연설문 초안을 작성했던 매튜 스컬리는 11일 워싱턴 포스트와 인터뷰에서 거슨이 자신의 ‘명언’을 도용했다고 폭로하며 그가 허영심에 사로잡힌 ‘후안무치’한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스컬리는 부시 대통령이 2002년 북한, 이란, 리비아 등 미국과 사사건건이 맞서온 ‘불량국가’3개국에 대해 사용한 ‘악의 축’은 거슨의 작품이 아니라 동료 연설문 작성자인 데이비드 프럼과 자신의 공동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프럼이 연설문 초고에 ‘증오의 축’(Axis of Hatred)라는 표현을 썼고 이를 본 스컬리 자신이 ‘증오’대신 ‘악(Devil)’을 집어 넣었다는 게 스컬리의 설명이다.

때문에 스컬리는 “거슨은 ‘악의 축’이란 명언의 탄생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스컬리는 또 거슨이 자신의 창작품이라고 주장한 다른 연설문들도 실제로는 자신과 프럼 등에 의한 공동작업의 결과였다고 지적한 뒤 “세상에 알려진 거슨에 대한 이야기는 완전한 허구”라고 덧붙였다.

그는 “거슨이 어리석은 허영심에 빠져 자신이 마치 부시 대통령의 친구이자 조언자 역할을 하는 것처럼 과장해 언론에 떠벌렸다”며 “언론도 거슨을 독실한 보수주의자 또는 부시 행정부의 특출한 이론가로 잘못 묘사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현지 언론들은 거슨에 대해 부시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사상과 생각을 적합한 말로 표현한 명문장가로서, 60년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문을 담당했던 시어도어 소렌슨과 비견된다고 높게 평가했었다.

스컬리의 폭로에 대해 2005년 백악관을 떠나 현재 외교자문위원회(CFR)에서 근무하는 거슨은 워싱턴 포스트와 전화 회견을 통해 화난 목소리로 완강히 부인했다.

거슨은 스컬리의 주장에 “인간적으로 비애를 느낀다”며 절대로 남의 작품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 주변의 대체적인 시각은 거슨의 독창적인 창안보다는 스컬리의 주장 쪽에 기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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