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을 엿새 남겨둔 13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은 대세론 확산에 주력했고, 박근혜 전 대표측은 감성 전략을 병행하며 막판 뒤집기에 나섰다.
이 전 시장측 관계자들은 이날 “승부는 끝났다. 될 사람을 밀어주자”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표 쏠림 유도 전략이자 부동층을 겨냥한 압박 작전이다. 근거는 이 전 시장이 박근혜 전 대표보다 10% 포인트 안팎 앞선 것으로 나타난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다.
박형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승부는 이미 어느 정도 결정됐다고 봐야 한다. 될 사람을 확실하게 밀어줘 경선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당이 화합하는 길로 나가야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진수희 공동대변인은 “수개월간의 네거티브에도 불구, 이 전 시장에 대한 지지도는 변함이 없다”며 “박풍(朴風)은 허풍이거나 찻잔 속의 태풍임이 드러나고 있고, 더 나아가 박풍에 대한 네거티브의 역풍이 불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고 가세했다.
아울러 막판 변수 관리에도 만전을 기했다. 캠프 수뇌부는 이날 캠프 관계자들에게 남은 기간 말과 행동거지를 조심하고 보안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을 특별 지시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측은 여전히 막판 뒤집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유권자의 감성에 호소하는 카드도 빼낼 태세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경기 안양에서 열린 합동 연설회 직후 구미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았다. 14일 대구 연설회 이후에는 서문시장과 칠성시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박 전 대표측은 14일을 ‘운명의 날’로 보고 있다. 우세를 보이는 한나라당의 텃밭 TK에서의 지지세 결집과 바람몰이에 이어진 박풍 북상을 막판 승부수로 보고 있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15일에는 육영수 여사의 추도일에 맞춰 국립현충원을 찾는다. 이날 추도식에는 지지자들도 대거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련의 행보를 통해 박 전 대표가 노리는 것은 지지자들의 총궐기다. “이 전 시장으로는 또 다시 정권교체가 실패할 것”이라는 메시지에 ‘박정희ㆍ육영수 향수’를 가미해 지지표를 결집 시킨다는 생각이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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