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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소프트볼 일본도 격파

입력
2007.08.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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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이 골리앗을 이길 때 심정이 이랬을까.

한국소프트볼이 세계 1~3위 미국, 호주, 일본에 연달아 역전승을 거뒀다. 대한소프트볼협회가 창설된 지난 1989년 이후 이들 3개국을 이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13일 태국 타마삿대학교에서 벌어진 유니버시아드 여자소프트볼 예선 B조 최종전에서 일본을 2-1로 격파했다. 여철훈 대표팀 감독은 “어제 호주를 4-3로 이겨 B조 1위를 확정했지만 한일전의 특수성 때문에 최선을 다했다”면서도 “일본 고교 선발팀보다도 전력이 떨어지는 우리가 설마 이길 줄은 몰랐다”고 흥분된 소감을 밝혔다.

한국은 2회초 선취점을 뺏긴 뒤 6회까지 단 1안타에 묶여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7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저력을 발휘한 태극낭자들이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만들었다. 한국은 2사 3루서 석은정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박순녀가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역전에 성공했다.

소프트볼협회 이알참 사무국장은 “축구 월드컵 4강이나 야구 WBC 4강보다 값진 쾌거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 일본, 호주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ㆍ은ㆍ동을 휩쓴 강호. 대학 선발팀이 출전했지만 국가대표에 버금가는 실력을 갖춰 세계선수권에 출전하지도 못한 한국과는 전력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

예선에서 4승 무패를 기록한 한국은 오는 15일 B조 2위와 8강전을 갖는다. 여철훈 감독은 “B조 2위로 대만이 유력하기 때문에 대만 경기를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는 조심스럽게 메달 가능성을 점치지만 여 감독은 “처음엔 메달은커녕 단 1승도 거두지 못할 걸로 예상했다”면서 “결과를 장담하기 보다는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방콕 후아막 국립사격장에서도 금빛 총성을 울렸다. 하길용, 이대명, 이준희는 남자 공기권총 10m 단체전에서 1,738점을 쏴 러시아(1,724점)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육상의 기대주 김덕현은 남자 세단뛰기서 예선 1위(16m71)로 결승에 진출했다. 남북대결이 벌어진 여자축구 8강전에서는 남한이 객관적 전력 열세에도 불구하고 1-0으로 앞선 채로 전반을 마쳐 이변을 예고했지만 후반에 3골을 허용하면서 아깝게 역전패를 당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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