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가즈니시에서 진행 중인 한국 정부와 탈레반 협상 대표 간 대면협상 자리에 미군 관계자가 참석했는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은 11일 협상의 중개역을 맡은 가즈니주(州) 간부의 말을 인용, 10일 한국 정부와 탈레반 대표가 처음 대면하는 자리에 미군 관계자가 배석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테러 집단인 탈레반과의 직접 협상은 있을 수 없다”며 강경한 태도로 일관한 미국이 입장 변화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돼 사태 해결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 동안 한국인 인질 석방 협상은 탈레반이 미국과 아프간 정부 측에 수감된 탈레반 죄수 8명의 석방을 강력 촉구한 데 대해 미국과 아프간 정부가 이를 거부해 교착 상태에 빠졌다.
따라서 한국 정부가 제시할 카드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미군 관계자가 함께 참석했다면 사태 해결의 긍정적인 요소가 분명하다. 그러나 사흘 연속 협상 자리에 미군 관계자가 참석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국이 탈레반과의 협상을 피하는 이유는 자칫 ‘테러단체와 협상’이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더욱이 이는 ‘교전단체 인정’이라는 탈레반의 노림수에 말려들게 돼 미국이 자국 병력의 막대한 희생을 감수하며 세계 도처에서 수행 중인 ‘테러와의 전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한편 마이니치 신문은 첫 대면협상에서 탈레반측이 바그람 미국 공군기지에 수감된 탈레반 죄수 3, 4명의 석방을 요구했지만, 미국과 아프간 정부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현금 해결 방안’이 대안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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