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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소년이 해리포터 직접 번역·공개 체포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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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소년이 해리포터 직접 번역·공개 체포 소동

입력
2007.08.13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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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영어판이 발매된 이래 순식간에 전세계적으로 2,000만부 가까이 팔려 나간 해리포터 시리즈 최종 7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도들> 이 갖가지 출판 기록과 에피소드를 양산하고 있다.

영국과 도버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프랑스에서 16세 소년이 장장 759쪽에 달하는 마지막편을 불과 며칠 만에 불어로 번역, 인터넷에 공개했다는 이유로 저작권법 위반으로 체포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11일 CNN 인터넷판에 따르면 프랑스 남부 엑스 앙 프로방스의 검찰 당국은 지난 6일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도들> 영어판을 원본으로 삼아 수일 내에 번역을 끝내고 인터넷 상에 이를 올려 놓은 문제의 소년을 검거했다.

검찰은 “소년이 단지 책의 내용을 온라인에 누구보다 먼저 게재하고 싶다는 ‘소영웅주의’의 발로에서 이 같은 짓을 했을 뿐 번역본을 통해 영리를 추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사건을 담당한 올리비에르 로테 검사는 오히려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소년의 번역 솜씨가 프로에 못 지 않을 정도로 뛰어났다고 혀를 내둘렀다.

‘천재적인’ 어학력의 소년은 일단 검찰에 의해 구금된 뒤 신문을 받은 다음 7일 일단 풀려났으나 지적재산권 침해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도들> 프랑스어판을 유포한 사이트는 당국에 의해 폐쇄된 상태이다.

시리즈 7편의 불어판은 오는 10월26일 출간될 예정이라 그 동안 현지 팬들로부터 너무 시판이 늦다는 불만이 비등해 왔다.

소년의 불법 번역과 인터넷 상 공개에 대해선 찬반 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파리 샹젤리제의 서점에서 영문판을 보고 있던 17세 소녀 는 “프랑스어판이 나오는데 그토록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은 문제”라며 “대단하긴 하지만 16세의 나이로 번역한 책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 정식 번역판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반면 다른 22세의 남자는 “만약 불어판을 인터넷에서 보게 되면 바로 읽어 버릴 것”이라고 환영하는 태도를 보였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도들> 불어판 출판사인 갈리마르는 “어린 학생들과 팬들이 하루빨리 책을 보고 싶어하는 열망을 이해하나 이들을 조직적으로 악용하는 네트워크가 문제”라면서 현재 소년에 대한 수사가 계속 중이라고 전했다.

갈리마르 출판사는 자사나 작가인 J.K. 롤링이 별도로 소년을 저작권 침해로 고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이 소송을 걸지 않더라도 형법 상 책임이 면책되지는 않아 어떤 처벌이 내려질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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