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된 한국인 인질 중 여성 인질 2명이 조만간 풀려날 것으로 보이다.
한국 정부와 인질 석방을 위한 직접 접촉에 나서고 있는 탈레반의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은 12일 아프간이슬라믹프레스(AIP)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여성 인질 2명에 대한 석방 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힌 뒤 “그러나 구체적인 석방 시간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프간의 뉴스 통신사 ‘파지와크 아프간 뉴스’도 이날 “여성 인질 2명 석방은 탈레반 지도자위원회에서 승인됐다”고 확인하고 “실제 석방은 13일까지 연기될 것”이라고 밝혀 이들 여성 인질이 가까운 시일 내 풀려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가즈니주(州) 탈레반 지역사령관 겸 대변인 역할을 하는 아민 하드츠는 “오늘(12일) 인질 2명을 석방키로 하고 적신월사에 인질을 인도하는 도중 '문제'가 발생해 탈레반 영역으로 되돌아갔다”며 "내일(13일) 아침 가즈니시로 인질을 인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미라주딘 파탄 가즈니 주지사도 “탈레반이 여성 인질 2명을 내일(13일) 석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탈레반이 그 동안 고수해 온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 맞교환 요구에서 한발 물러나 여성인질의 선(先) 석방 방침을 결정함으로써 남은 인질 19명의 추가석방 협상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일부터 대면협상에 들어갔던 한국 정부 대표단과 탈레반은 이날 대면협상은 일단 중단한 채 전화 등으로 의견 조율을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탈레반 측이 인질 추가석방의 전제조건으로 탈레반 수감자와의 맞교환을 강력히 요구해 난항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리 모하마드 바시르와 마울라위 나스룰라 등 2명의 탈레반 협상 대표단은 전날 협상에서 “8명의 탈레반 수감자들이 석방되기 전까지 나머지 인질을 풀어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 때 탈레반이 “여성인질을 조건 없이 석방하겠다”고 발언한 데 이어 “탈레반 지도자위원회가 석방을 보류키로 번복해 인질들이 안전지대로 되돌아갔다”는 엇갈린 보도가 잇따라 혼선을 빚기도 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성시영기자 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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