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고 오른손 투수 장우람(18ㆍ3학년ㆍ187㎝ 86㎏)은 12일 오후 2시25분, 22시간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오른발로 축축히 젖은 마운드를 정성껏 고른 장우람은 긴 심호흡을 한 뒤 연습투구 5개로 어깨를 풀었다. 이어 2분 뒤인 2시27분 플레이볼.
13, 14회 타자 6명을 범타로 돌려세운 장우람은 노히트 노런 기록을 14이닝으로 늘렸다. 그러나 15회 1사 후 맞은 47번째 타자 노윤동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바람에 '공식 기록'으로 인정 받지는 못했다. 비록 비공식이긴 하지만 14와3분의1이닝은 한국야구 103년 사상 최장 이닝 노히트 노런이다.
장우람은 12일 서울 동대문구장서 벌어진 제37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상원고(구 대구상고)와의 1회전 서스펜디드 경기에서 18이닝 3피안타 3볼넷 14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를 펼친 끝에 연장 18회 1-0 승리를 이끌었다. 전주고는 이틀 간 4시간13분에 걸친 대혈투 끝에 연장 18회말 2사 만루에서 상대 투수 김민석의 끝내기 폭투에 힘입어 극적인 승리를 낚았다. 공교롭게도 김민석은 지난 6월 무등기에서 노히트 노런을 작성했던 주인공.
전날 연장 12회 동안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12일에 다시 등판한 장우람은 14회까지도 안타를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15회 첫 안타를 맞고 기록이 깨졌고 17회와 18회에도 각각 1안타를 내줬다.
장우람 이전에 비공식 최장 노히트 노런은 10이닝으로 프로와 아마야구에서 각각 1차례씩 나왔다. 삼성 배영수가 2004년 10월 현대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0이닝 노히트 노런'을 기록했고, 제주관광산업고 에이스 김성현도 지난달 14일 열린 대붕기 전국고교대회 청원고전에서 10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를 내주지 않았다. 당시 배영수는 0-0 동점인 연장 11회 마운드를 내려왔고, 김성현은 11회 안타를 얻어 맞아 대기록을 놓쳤다.
9이닝을 기준으로 노히트 노런은 72년 역사의 일본 프로야구에선 73차례, 26년의 한국 프로야구에서 11차례밖에 안 나온 대기록이다. 132년 역사의 메이저리그에서 210번의 노히트 경기가 기록됐다. 메이저리그는 9회까지 노히트 노런이 성립될 경우 장우람처럼 그 이후에 안타를 맞아도 공식 기록으로 인정 받는다.
장우람이 11, 12일 이틀 간에 걸쳐 18이닝 완봉을 기록한 상원고의 경기 공식 기록지. 동그라미 점선 안은 장우람이 15회 1사후 노윤동에게 안타를 얻어 맞아 아쉽게 노히트 노런이 깨지는 순간의 기록이다.
경기 후 장우람은 "기록이 깨지는 순간 솔직히 아쉬웠다. 이틀 동안 214개를 던져 어깨에 무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끝까지 마무리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장우람의 투구수는 논란을 빚었다. 지난해 진흥고 정영일(LA 에인절스)은 대통령배 경기고와의 서스펜디드 경기에서 이틀에 거쳐 242개를 던진 적이 있고, 안산공고 김광현(SK)도 청룡기에서 15이닝동안 226개나 던져 지도자들의 욕심이 부른 '혹사'였다는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휘문고 9-2 원주고(8회 콜드게임)
휘문고는 4회말 2점을 먼저 내줬으나 공수교대 후 1점을 추격한 뒤 6회 5득점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7회 1점을 더 내며 안정권에 접어든 휘문고는 8회 2점을 추가하며 콜드게임을 결정 지었다. 에이스 윤요한은 5와3분의2이닝 3피안타 1볼넷 8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장충고 2-0 공주고(6회 강우콜드게임)
장충고는 2회초 2사 1ㆍ3루에서 김경한의 행운의 우익수 앞 3루타로 2점을 얻었다. 장충고 우완 김종훈은 선발 5이닝 3피안타 3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긴 반면 공주고 선발 이상열은 5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지고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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