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지분 인수전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 대주주인 아랍에미리트의 IPIC가 보유 지분 70% 중 절반을 매각하기로 하고 주간사인 모건스탠리를 통해 지난 주까지 업체들로부터 인수제안서 접수를 마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거론되는 업체 상당수가 제안서를 낸 것으로 보이며 다음주께 일단 4개 업체 정도를 추려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IPIC는 1년전부터 지분 매각을 추진했으며 그간 현대중공업, GS칼텍스, 롯데그룹, 미국 3위 정유업체 코노코필립스 등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대오일뱅크가 업계 선두가 아닌데다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할만한 지분 규모가 아닌 점 등으로 인해 선뜻 나서는 곳은 없었다.
2대주주(19.87%)로서 우선협상 자격이 있는 현대중공업은 지분을 사들여 옛 대주주 지위를 회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가격 조건 등에서 이견이 심해 최근 적극적인 자세는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GS칼텍스는 한동안 업계에서 확정됐다는 설까지 돌았지만 최근에는 역시 관심이 다소 식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GS칼텍스는 최근 후발주자인 S-Oil에 한진그룹이 참여해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고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하면 규모가 업계 1위인 ‘SK+SK인천정유’ 수준으로 뛰어오르기 때문에 관심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롯데그룹은 자금이 풍부한데다 호남석유화학 등을 통해 관련 사업을 하고 있어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인수에 강한 의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 지분 인수전이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고유가로 인해 정유업체들이 사상최대 이익을 내고 있는 가운데 IPIC가 지분을 헐 값에 넘길 생각이 적은 데다 인수 제안서를 낸 업체들로서도 최근 현대오일뱅크가 특별 세무조사를 받고 있어 가격할인 요인이 있는 가운데 서두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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