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와 탈레반의 한국인 인질 석방 협상을 위한 첫 직접 접촉이 11일 새벽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10일 “한국 정부와의 첫 접촉을 위해 탈레반 협상팀 2명이 가즈니에 도착했다”고 밝혔다고 아프간이슬라믹프레스(AIP)가 보도했다.
아마디는 이어 “아프간 정부와 가즈니주 당국이 탈레반 협상팀의 안전을 보장하는 문서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가즈니주 관리들도 “한국 대표단이 가즈니시에 도착해 접촉을 위해 대기 중이며, 가즈니주지사도 공관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아랍위성채널인 알자지라도 이날 한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 “한국 정부와 탈레반의 대면협상이 한국 시간으로 11일 새벽 처음 이뤄질 예정”이라며 “이 자리에선 몸값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면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이야기에 대해선 확인할만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도 “그 동안 접촉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해 양측간 이견을 보였던 장소와 안전보장 문제에 있어 상당한 접점을 찾았음을 시사했다.
아마디는 이날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면협상을 하기 전까지는 인질 중 어느 누구도 살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프가니스탄에서 구호 활동중인 한국 비정부기구(NGO) 요원들의 철수는 우리 요구사항 중 하나였던 만큼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이틀째 진행된 파슈툰족 부족장회의인 ‘평화 지르가’에서는 아프간 의원들과 파키스탄 교수 등 일부 참석자들이 이날 한국 인질들의 안전한 석방을 위해 힘을 쏟을 것을 촉구했다고 dpa통신이 보도했다. 지르가는 당초 사흘인 행사 일정을 하루 연장해 12일 공동성명을 발표키로 했다.
피랍자 가족들은 아프가니스탄과 미국에 이어 파키스탄을 방문하려는 계획이 외교부의 만류로 좌절되자 13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를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차성민 피랍자 가족모임 대표는 10일 기자회견에서 “아랍권 여론에 인질 석방을 호소하기 위해 피랍자 가족 4명과 교회 관계자 등 5명이 두바이를 방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