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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서브프라임 쇼크/ 서브프라임發 글로벌 금융위기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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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서브프라임 쇼크/ 서브프라임發 글로벌 금융위기 오나

입력
2007.08.1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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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시장에 미국발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부실의 후폭풍이 거세다.

9일 프랑스 최대 은행인 BNP파리바가 주택모기지 채권 투자펀드 3개의 환매 중단을 선언한 후 신용경색이 유럽으로 번지고 세계 증시가 급락하자 또 한 번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중앙은행은 지난달 26일에 이어 이날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자 막대한 유동성 자금을 시장에 긴급히 투입하는 등 조기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펀더맨털(기초여건)’ 보다 ‘투자심리’에 따라 좌우되는 금융시장의 특성상 위기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 서브 프라임 모기지 시장구조가 위기의 원인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채권의 부실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것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시장의 구조 때문이다.

원래 서브 프라임 모기지은 미국에서 신용도 하위 27%에 해당하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주택 대출상품. 모기지 회사들은 신용도가 낮은 만큼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높은 이자를 챙긴다.

문제는 대출자금의 조달 방식이다. 모기지 회사들은 지난해말 기준 약 6,000억 달러에 달하는 대출자금을 기존 대출채권을 담보로 골드만삭스 등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 등에서 대출을 받았다.

여기서 모기지 회사에 대출을 해주는 투자은행은 담보로 확보한 대출채권을 기초로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이나 자산담보부증권(CDO) 같은 2차 금융상품을 만들어 헤지펀드나 자회사 펀드에 판매한다.

따라서 서브 프라임 모기지 대출자들이 원금과 이자를 제 때 갚지 않을 경우 위기는 모기지회사-월스트리트 투자은행-헤지펀드 등 투자펀드-연기금, 은행 등 기관투자자의 경로로 악순환하며 단숨에 금융 위기가 증폭될 수밖에 없다.

유럽의 모기지 시장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BNP파리바의 환매 중단 선언은 미국 모기지 채권시장에 직접 투자한 유럽 기관의 위험 뿐 아니라 유럽 내의 모기지 시장 불안을 증폭시키면서 주요 국제금융시장 전체로 확산되는 상황을 낳고 있는 셈이다.

■ 시장심리에 따라 위기 부를 수도

사태는 의외로 차분하게 해결될 수도 있다. 문제가 되는 만기채권의 환매요구에 부응할 정도의 유동성 자금이 제때 시장에 공급되면 투자자의 불안감은 가라앉을 수 있다.

9일 유럽중앙은행(ECB)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물론, 일본과 호주의 중앙은행이 합동으로 1,000억 달러가 훨씬 웃도는 ‘압도적인’ 긴급 유동성 공급을 선언하고 나선 것도 시장의 불안감을 조속히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금융시장이 중앙은행들의 대책보다 훨씬 복잡하게 움직인다는 데 있다. 1994년 멕시코 페소화 위기 때나 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처럼, 증시의 공매세력은 주가가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돈을 버는 구조의 막대한 파생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채권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 파생상품 거래자들은 오히려 사태 악화를 겨냥해 매도공세를 더욱 강화하면서 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번 사태의 향방을 아무도 점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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