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 존 프릴리 지음ㆍ민승남 옮김 / 민음사 발행ㆍ556쪽ㆍ2만5,000원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 있는 도시 터키 이스탄불은 무려 1,600년 동안 제국의 수도였다.
기원전 658년 그리스 도시국가 비잔티움에서 시작해 비잔틴 제국의 콘스탄티노플로, 오스만 제국의 이스탄불로 세 차례 옷을 갈아 입어 온 이 도시엔 그리스, 로마, 오스만 제국의 수많은 사적이 남아 있다.
미국인인 저자는 이스탄불에서 대학 강단에 서면서 이 고도(古都)의 매력에 푹 빠졌다.
“이스탄불은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며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이스탄불 연구에 강한 열정과 의지를 보인 저자는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 도시의 역사를 연대기 순으로 담담하게, 그렇지만 상세하게 담아 <이스탄불> (원제 Istanbul: The Imperial City)을 펴냈다. 이스탄불>
다양한 문헌을 직접 발췌해 넣은 덕분에 독자가 마치 역사 속 바로 그 현장에 직접 가서 주민의 삶을 살펴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도시 자체의 전기를 쓰고자 했다”며 “단순한 역사서라기보다 주민들의 생활상을 담았다”는 저자의 말은 괜한 호기가 아닌 셈이다. 주요 유적지에 주를 달아 따로 부록으로 해설을 곁들인 점은 실용성을 높이려는 저자의 의지의 반영이다.
영화 <노팅힐> (1999)에서 서점 주인인 휴그랜트(윌리엄 태커 역)가 줄리아 로버츠(안나 스콧 역)에게 권하는 장면에 등장하기도 한 이 책은 이스탄불에 관한 일종의 교과서 같은 책이다. 노팅힐>
그러나 1996년에 첫 출간된 이 책은 이슬람 문화와 터키에 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최근에야 번역돼 나왔다.
출판사 측에서 “지적인 독자를 위한 책”이라고 말할 정도로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이스탄불을 방문하려는 이에게는 심도 깊은 가이드북으로, 이미 다녀온 경우라면 추억을 되새기는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할 만하다.
유적 안내서를 표방하고 있기도 한 이 책과 함께 여행길에 오른다면 이스탄불에 가서 덜렁 하기아 소피아 성당(한국에는 성 소피아로 소개돼 있다)과 블루 모스크만 보고 감탄하고 돌아오는 일은 없을 듯하다.
김소연 기자@hk.co.kr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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