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은 커피를 ‘조반상의 벗’이라고 부르며 “커피를 빼놓고는 그 어떤 것도 좋을 수가 없다. 한 잔의 커피를 만드는 원두는 나에게 60여 가지의 좋은 아이디어를 가르쳐준다”고 말했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있나! 오늘도 그녀는 여전히 콩 다방(요즘 젊은이들은 이름에 ‘별’이 있는 스타벅스(Starbucks)를 ‘별 다방’, 이름에 ‘콩’이 있는 커피빈(Coffe Bean&Tea Leaf)를 ‘콩 다방’이라 부른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멀리서도 커피 향을 맡으면 코끝은 물론 머리 속까지 상쾌하고 맑아진다는 그녀. “또 마시게? 오늘 벌써 두 잔째인데 속도 안 좋다며 그만 마시지.” “두잔 정도는 괜찮거든요.” “그러시든지. 대신 약한 걸로 마셔.” “치…알았어요.” “이럴 때는 꼬박꼬박 존대말이시지.” “헤….”
주말 밤이어서인지 그 넓은 명동 콩 다방 안은 1,2층 할 것 없이 사람들로 꽉꽉 차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피로해 보이던 그녀의 얼굴엔 금세 생기가 돈다.
카운터 앞에서 슬슬 눈치를 살피던 그녀는 “오빠 자리 잡고 앉아 있어. 내가 주문해서 갈게.” “자몽주스.” 잠시 후 그녀가 들고 온 쟁반 위에는 예상대로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과 자몽주스가 놓여 있었다. 늘 에스프레소만을 고집하는 그녀의 취항에 이제는 익숙해 질 때도 됐는데 그 진한 커피 향 때문인지 아직도 적응이 되질 않는다.
“오빠! 사람들이 원래 에스프레소 같이 진하고 쓴 커피에 카페인이 많이 들어 있다고 생각하는데 잘못 알고 있는 거래. 오히려 사용하는 물의 양이 적고 커피와 뜨거운 물이 닿는 시간이 더 짧기 때문에 카페인이 적대. 그리고 에스프레소에 쓰는 진하게 볶은 원두는 볶는 동안 카페인의 일부가 공기 중으로 날아가 카페인이 덜 들어 있대.” 늘 그러듯 그녀의 ‘커피 예찬’이 또 시작됐다. 커피에 관한 수많은 명언이 있지만 어디 그녀만 할까. “오빠 남들은 별 다방이 좋다는데 난 거기 커피는 너무 강한 것 같아 싫고 콩 다방 커피가 부드럽고 목 넘김이 더 좋더라.” 그럼요, 뭐든 적당히만 먹으면 나쁜 음식이 얼마나 될까. 그래도 커피 한잔에 저렇게 밝아 질 수 있는 게 예뻐 보인다. 요즘 TV드라마에서도 ‘왕자커피’(MBC TV <커피프린스 1호점> )가 여자들에게 인기라는데 아무래도 남자보다는 감수성이 예민한 그녀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게 커피인가보다. 커피프린스>
커피에는 수분,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무기질, 유기산, 카페인 등이 들어 있으며 그 중에서도 적당한 카페인 성분의 섭취는 두통을 누그러뜨리고 활기를 되찾아주며, 권태로운 상태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쉽게 피곤을 느끼는 사람의 신경을 맑게 하여 원기를 회복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과한 양의 카페인 섭취는 초조함, 경련, 무기력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사람마다 카페인에 대한 민감도는 현저히 다르기 때문에 본인의 컨디션에 맞는 적당한 섭취 조절이 필요하다. 커피는 사랑만큼이나 복잡하고 미묘하지만 때로는 깊고 향긋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 커피바닐라머핀(4,5개분)
커피분말 1작은술, 옥수수 1/3컵, 박력분 200g, 달걀 2개, 버터 120g, 소금 1/2 작은술, 설탕 120g, 우유 120ml, 베이킹파우더 1작은술, 바닐라 향 1작은술
1. 볼에 박력분과 커피분말을 고운체로 여러 번 쳐 내리고 옥수수는 체에 올려 물기를 빼둔다.
2. 볼에 달걀을 넣고 거품을 낸 후 1의 볼에 넣어 옥수수와 함께 좀 더 섞어 준다.
3. 2의 볼에 설탕을 넣고 좀 더 거품을 낸 후 중탕에 녹인 버터와 데운 우유를 넣는다.
4. 3의 볼에 베이킹파우더를 넣어 마지막 반죽을 한다.
5. 4의 반죽을 오븐용 그릇에 넣고 190도로 예열을 해둔 오븐에서 25분 정도 굽는다.
글ㆍ사진 박용일 푸드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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