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인상은 위원간 격론속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는 후문이다.
당초 7월말까지만 해도 금리 동결을 예상한 시장분위기와는 달리 한은 내부에서는 인상론이 많았다. 9월 하순 5일간의 추석 연휴, 12월 대통령 선거를 감안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견해가 다수였다.
하지만 이달 초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우려로 각국의 증시가 폭락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전망이 나왔고 영란은행, 유럽중앙은행(ECB)도 금리를 동결했기 때문이다. 한은 내부에서 전세계적인 신용 경색의 파장을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됐다.
그러나 분위기는 이번 주 들어 또 한번 바뀌었다. 국내 증시를 비롯, 세계 증시가 안정을 되찾았고, 위험 자산 선호도의 증가로 앤케리 트레이드 자금(금리가 낮은 일본 엔화를 빌려 타국의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것)도 재개됐다.
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 공개시장위원회가 인플레이션 우려에 초점을 맞추면서 향후 금리 인하의 신호도 주지 않았다. 모기지 부실이 심각하지 않다는 판단으로 풀이됐다.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 소식도 막판에 콜금리 인상 부담을 덜어줬다.
이 같은 우여곡절끝에 금통위원 다수가 금리인상에 손을 들었고, 금리동결을 주장한 쪽은 소수에 그쳤다. 모 금통위원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며 위원들의 고민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이성태 총재는 이번 결정에서 투표권을 행사했느냐는 질문에 “총재는 만장일치든 다수결이든 주로 다수편”이라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영태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