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빛으로 빛난다 해서 이름 붙여진 골드코스트(Gold coast). 퀸즐랜드(Queensland)주의 주도이자 시드니, 멜버른에 이은 호주 제3의 도시인 브리즈번 공항에서 버스로 1시간 30여 분 걸리는 이 도시는 쿠메라에서 쿨랑가타에 이르는 42km의 그림 같은 해변이 고층건물을 배경으로 병풍처럼 이어진다.
그 중의 핵심은 서퍼들의 천국이라 일컫는 ‘서퍼스 파라다이스 비치(Surfers Paradise beach)’. 해마다 여름이면 지구촌에서 찾아오는 구릿빛 팔등신 미녀들과 탄탄한 젊은이들로 북적이지만 겨울을 맞은 한적한 해변엔 시공을 초월한 서핑 마니아들만 석양의 파도에 몸을 맡기곤 한다.
서퍼스 파라다이스의 중심인 500m의 보행자 전용 거리인 카빌몰(Cavill Mall)에 들어서면 고급 쇼핑센터와 극장, 레스토랑들이 빼곡히 줄지어있고 주말 저녁이면 거리는 젊은 인파들의 열기로 뜨거워진다.
하루나 이틀은 놀이 시설을 갖춘 테마파크를 즐길 수 있다. 드림월드(Dream World), 시 월드(Sea World), 무비 월드(Movie World)와 웨트 앤 와일드 워터월드(Wet & Wlld Water World) 등 4곳의 테마파크가 있다.
하지만 그 수준은 기대에 못미친다. 드림 월드는 파도타기 서핑을 경험해 볼 수 있는 플로 라이더(Flow Rider)를 빼면 롯데월드나 에버랜드에 비할 바가 못 되고 웨트 앤 와일드 또한 캐리비안베이를 경험했다면 어린아이 장난 같다고 느낄 것이다.
물을 테마로 한 시월드는 하루 두 차례 박진감 넘치는 수상 스키쇼(Water Ski Spectacular)가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남녀 수상 스키어들이 한데 어울려 경쾌한 음악과 함께 선보이는 회전과 발레 등 고난도의 묘기들은 30분의 공연 시간을 아쉽게 만든다.
미국이나 호주가 아니면 볼 수 없는 무비 월드를 걷다 보면 마치 스스로가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느낌이다. ‘폴리스 아카데미 스턴트 쇼’와 ‘카사블랑카’ 상설 세트장, ‘리설 웨폰’의 액션을 체험할 수 있는 공중돌기 놀이기구와 ‘배트맨’의 고담 시티 카페에서 차 한잔 하는 재미도 즐길 수 있다. 자유이용권은 성인기준 64호주달러로 우리 돈 5만원을 약간 웃돈다. 어린이는 42호주달러.
해가 저물어 공연이 보고싶다면 저녁식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오스트레일리언 아웃백 스펙타큘러(Australian Outback Spectacular)가 있다. 호주 원주민을 뜻하는 오지(Aussie)스타일의 코스 요리를 즐기며 말과 카우보이들이 한데 어울린 호주 개척의 역사를 한국어 통역으로 들을 수 있지만 한화 7만원을 웃도는(89호주달러) 관람료는 뭔가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화려한 쇼와 한바탕 크게 웃어보고 싶다면 여자 집시의 삶을 춤으로 표현한 콘래드 주피터스 카지노(Conrad Jupiters Casino) 호텔의 ‘ZINGARA’ 쇼가 있다.
60호주달러가 아깝지 않을 만큼 익숙한 음악과 현란한 춤, 그리고 만담가의 슬랩스틱 코미디는 언어를 초월한 폭소를 자아내고 대형 원형 구(球)에서 6대의 모터사이클이 동시에 질주하는 피날레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을 선사한다. 블랙잭과 슬롯머신, 러시안룰렛 등 카지노에서의 여흥은 보너스다.
골드코스트를 나와 마운트쿠사(Mount Coot-tha)에 오르면 브리즈번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오고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강과 숲과 도시를 휘감아 흐르는 강은 짙푸른 하늘보다 아름답다.
산에서 내려와 호주의 자연을 상징하는 론파인 코알라 보호구역(Lone Pine Koala Sanctuary)에 이르면 크고 작은 코알라 130여 마리가 유칼립투스 나무에 찰싹 달라붙어 공처럼 몸을 둘둘 말아 매달려 단잠에 빠져 있다.
야행성인 코알라 중 선택된 몇 녀석은 단잠을 빼앗긴 채 관광객들에 안겨 사진에 찍히느라 마냥 피곤한 표정이다. 브리즈번 시내에서 11km 떨어진 세계 최대의 코알라 보호 구역인 이곳은 한글로 된 책자로 친절한 설명을 곁들인다. 입장료는 비교적 저렴한 18호주달러.
섬을 찾아 다양한 해양 체험과 편안한 하루를 만끽하고 싶다면 골드코스트를 배경으로 남태평양에 펼쳐진 스트랫브로크 아일랜드(Stradbroke Island)에 위치한 코란코브 리조트(Couran Cove Resort)가 있다. 해안가를 따라 수상 방갈로가 자리하고 숲에는 개인 생활이 철저히 보장되는 별장식의 에코 캐빈이 늘어선 광범위한 리조트를 투숙객들은 자전거나 스쿠터 등을 대여해 이동할 수 있다.
호주 출신 올림픽 육상 스타 론 클락에 의해 개발돼 1999년 오픈한 코란코브는 올림픽 스타의 꿈을 살린 리조트답게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수상스포츠와 체육 시설이 완비되어 있어 휴식과 레포츠를 함께 즐기려는 연인과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한국인 직원들도 10명 이상이 근무하고 있어 언어 및 활동에 있어 전혀 불편함이 없다.
여행 수첩
■ 호주 브리즈번 직항은 대한항공이 주 5회 운행하며 요금은 대략 130만원 선이다. 싱가포르를 경유하면 훨씬 싼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싱가포르항공은 2007년 7월1일부터 9월 30일 출발 기준으로 브리즈번 자유여행 상품을 82만3,000원 (숙소 2인 1실 기준, 공항세, 보험료, 유류할증료 및 기타 비용 별도)부터 내놓고 있다.
■ 여행자 본인이 스케줄과 호텔, 체류 기간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자유여행 상품으로 서울-브리즈번 왕복 이코노미 클래스 항공권, 호텔 3박 및 조식 그리고 공항-호텔간 교통편이 포함되어 있다. 환승 여행객들을 위해 싱가포르공항 내에 인터넷과 시티 투어 등 다양한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 기내에서는 선진화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인 '크리스월드(Krisworld)'를 통해 100여 편의 한국 및 국제 영화와 수 많은 오락 프로그램이 좌석별 모니터로 제공되어 장시간 비행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 예약 및 문의는 싱가포르 항공 예약과(02-755-1226) 또는 www.SIAholidays.co.kr
■ 항공과 숙박을 별개로 예약하고자 하는 여행객들을 위해 현지 전문 여행사로 코랄리아 드림투어(Koralia Dream Tour)가 있다. 호주에 본사를 두고 한국과 뉴질랜드에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시드니, 골드코스트, 포트스테판, 콥스하버, 바이런베이 등 호주 최고의 동부 해안 휴양지 5개 지역을 체험하는 '오스트레일리아 매직 드라이빙(Australia Magic Driving)' 상품을 개발, 운영 중이다. (02)730-7632,3
골드코스트(호주)=글ㆍ사진 손용석기자 st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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