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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금리 두달 연속 인상 "한은의 强手… 허찔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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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금리 두달 연속 인상 "한은의 强手… 허찔린 시장"

입력
2007.08.1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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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허를 찔렸다. “인상은 하겠지만, 한 템포 쉬어갈 것”이라던 시장의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한국은행의 ‘2개월 연속 인상’이라는 공격적인 펀치에 시장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당장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0.1~0.3%포인트 올리기로 했고, 저금리 시대에 대출을 늘려온 가계는 금리 압박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어차피 올릴 것이라면 선제적으로 인상함으로써 시장에 강력한 시그널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대세를 이뤘다.

깜짝 인상, 왜?

이성태 한은 총재가 “6월 이후 꾸준한 시그널을 줬는데 금리인상이 의외라는 시장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예상보다 금리 인상 시기가 빨라졌다는 점에서 시장 참가자들은 ‘전격 인상’ ‘깜짝 인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은이 모두가 동결을 전망할 때 인상이라는 초강수를 택한 것은 시중 유동성 증가가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시중에 풀린 돈(광의유동성)은 6월 한달간 35조원이 증가하는 등 폭증세를 보였고, 콜금리를 인상한 7월에도 여전히 증가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엔 과거 부동산 버블 대처에 실패했다는 학습효과와 원죄의식도 이번 공격적 금리인상에 한 몫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도 든든한 원군이 됐다. 2분기 경제성장률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고(전년 동기 대비 4.9%), 산업생산도 견조한 증가세(6월 7.6%)를 보였다.

전달 미국이 정책금리를 동결하며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신용 경색 위험이 그리 크지 않다는 시그널을 준 것도 이런 자신감에 힘을 보탰다. 현대증권 이상재 거시경제팀장은 “금리 인상이 경기 회복을 다소 둔화시킬 수는 있어도 회복 기조의 근간을 흔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담해진 한은?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004년6월부터 작년 6월까지 한 차례도 쉬지 않고 17번이나 연속으로 금리를 올렸다. 그 결과 1.0%였던 기준금리는 2년만에 5.25%까지 인상됐다. 경기흐름에 따라 공격적으로 내리고 공격적으로 올리는 ‘화끈한’ 금리정책인 셈이다.

하지만 한은은 이전까지 2회 연속 금리를 올린 적도 없다. 지난 2년간 콜금리 변동폭도 1.75%포인트(3.25→5.0%)에 불과했다. 내릴 때 못 내리고 올릴 때 못 올리는 ‘미지근한’ 금리정책으로 일관해왔던 것이다. 금리의 경기파급력이 약해진 것도 이 때문이란 지적이다. 따라서 이번 2회 연속 금리인상은 한은은 주저함으로 일관했던 정책패턴에서 조금은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란 평가가 나온다.

향후 전망은

지난달 금리인상 당시 통화정책 발표문에는 “인상 조정된 콜금리 목표는 여전히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는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는 문구가 있었다. 추가적인 금리 인상의 여지가 있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었다.

반면 이번 발표문에는 “이번 콜금리 목표 인상으로 금융 완화의 정도가 크게 축소될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금리가 경기를 지지하는 정도가 상당히 축소됐다”는 것이 이 총재의 부연 설명이었다.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부담스럽다는 메시지인 셈이다. 특히 9월에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있고 10월부터는 본격적인 대통령 선거 일정에 들어가는 것도 연내 추가 인상이 쉽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관건은 유동성이다. 웬만해선 줄어들 기미가 없다. “시중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한 가운데 금융기관 여신도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발표문 문구도 경우에 따라서는 추가 금리 인상의 여지를 남겨놓았다는 평가다.

한편 콜금리 인상에 따라 이날 주택담보대출의 기준 금리가 되는 3개월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도 급등했다. 시중 은행들도 예금과 대출금리를 속속 인상하고 있다.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가령 국민은행은 이번 주보다 0.11% 포인트 오른 연 5.87~7.87%의 대출금리를 다음주부터 적용한다. 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8월 5.55~6.7%에서 1년새 최고 0.97%포인트(최고 금리기준)나 오르게 된다. 지난해 8월 집을 담보로 1억원을 빌렸다면 1년만에 연간 97만원의 추가 이자부담이 생긴 셈이다.

● 이성태 한은총재 일문일답/ "8~9월부터 유동성 큰 변화는 없을 것"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 인상을 결정한 후 기자 간담회를 갖고 "금리가 경기를 지지하는 정도가 상당히 축소됐다"며 당분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음을 시사했다.

-지난달 콜금리 인상에도 유동성 증가세가 줄지 않았는데.

"유동성 증가세나 감소세는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나타난다. 최근 콜금리 인상이 2005년 두차례, 지난해 세차례, 그리고 올해 두차례 있었다. 이런 결정들이 시차를 두고 점차 효과를 낼 것이다. 당장 8~9월부터 유동성 증가세가 눈에 띄게 달라질 것으로 생가하지는 않는다."

-통화정책방향에서 '이번 콜금리 목표인상으로 금융완화정도가 축소될 것'이라고 밝힌 의미는.

"최근 두달 뿐 아니라 지난해부터 콜금리 목표를 올려왔고 이 과정을 통해 금리가 경기를 지지하는 정도가 상당히 축소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금융 완화 정도가 많이 줄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물가 전망은 어떤가.

"물가는 목표하한선(2.5%)보다 낮은 수준에 있다가 최근 하한선까지 올라왔다. 앞으로는 중심선인 3% 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본다.

유가는 생각보다 높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고 그동안 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던 원화 절상도 앞으로는 심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다만 경제성장률이 4%대 중반, 또는 그 이상으로 올라가면서 수요쪽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연말 대선이 금리 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통화 정책과 큰 연관은 없다고 본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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