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이 울어야 회사가 발전한다?'
여직원 기살리기 붐이 일고 있다. 기업 내 여성인력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들의 사기를 진작하는 것이 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인식이 확산된 탓이다.
최근 창의력ㆍ친화력ㆍ감성을 중시하는 이른바 '소프트파워'가 경영활동의 주요 이슈로 떠올라 여성 리더의 발굴이 더욱 중요해진 것도 한 이유다.
대표적인 게 여직원 전용 멘토링 제도. 삼성코닝정밀유리는 지난달부터 '또래 상담사'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여직원 중 평소 인간관계가 우수한 47명의 상담사를 선발, 동료 여직원들의 고충을 상시 상담케 해주는 제도다.
또래 상담사로 선발되면 6주간의 상담기법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소속 부서로 돌아가 활동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젊은 여직원들의 고충을 밀착 대응함으로써 더 큰 인재로 커 나갈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코오롱도 9월부터 과장급 이상 여성 관리자가 대리나 주임급 여직원의 고민을 듣고 조언해주는 멘토링 제도를 운영한다. 최근 급증한 여성인력의 업무능력을 전반적으로 높이는 한편, 직무 능력이 뛰어난 이른바 '알파걸'을 적극 발굴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건설사업 관리회사 한미파슨스는 최근 여직원들의 가치를 전사적으로 재확인한다는 취지에서 '여직원 인식 주간'을 만들었다. 6월 말 진행된 여직원 인식주간에는 회사 로비에 모든 여직원들의 개인 게시판을 마련, 동료들이 격려의 메시지를 남기도록 했다.
또 여직원들이 '여성 리더십' 주제의 특강을 들은 뒤 최고경영자(CEO)와 오찬을 함께 하며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기회도 마련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은 3년째 전 계열사 여직원들의 화이트데이 선물을 직접 챙기고 있다. 박 회장은 올해에도 새 식구가 된 대우건설 여직원과 그룹 소유 골프장인 아시아나레저에 근무하는 캐디를 포함, 7,900여명의 여직원에게 하트모양의 카드와 사탕, 초콜릿으로 꾸린 선물을 제공했다.
노동강도가 세고 야근이 잦은 정보기술(IT) 업체들도 여직원 챙기기에 앞장서고 있다. 하이닉스 청주사업장은 '러브 인 하이닉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고향을 자주 못 찾는 여사원들에게 부모님의 얼굴과 근황을 담은 영상편지를 전달해주고 있다.
포털업체 다음과 SK커뮤니케이션즈는 아기가 있는 여직원들을 위해 각각 '아씨방'과 '마더룸'을 마련, 모유 수유와 휴식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한미파슨스 김종훈 사장은 "기업들이 최근 진행하는 여직원 프로그램은 더 이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 기업 내 소프트파워를 극대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기업활동"이라고 설명했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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