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콜금리를 0.25%포인트 전격 인상하면서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동결 등 미국발 훈풍으로 상승하던 종합주가지수는 콜금리 인상 소식에 하루종일 출렁거렸다.
장 초반 뉴욕증시 상승으로 전날보다 1.29%까지 올랐지만, 콜금리 인상 소식이 전해진 후 상승폭이 줄어 5.27포인트(0.28%)오른 1,908.68로 장을 마감했다.
증시 관계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비록 금통위가 과잉 유동성에 대한 경고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긴 했지만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린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이라는 의외의 복병 때문에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상승곡선을 긋던 주가가 힘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빨리 이뤄지긴 했지만 ‘맞아야 할 매’였고, 주가의 장기 상승 추세를 꺾지는 않을 것이라고 견해가 많았다.
우선 금통위의 금리인상이 주식시장에 단기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에는 증시 분석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었다.
시중에 풀려있던 돈이 예금으로 몰리면서 주식투자 비중이 줄고, 대출금리 상승으로 소비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상대적인 저금리로 주식시장에 몰렸던 자금 일부가 은행권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소비회복도 예상보다 더딘 상황에서 금리까지 오르게 되면 당분간 지갑이 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문제로 나타나고 있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좀 더 강화될 것”이라며 “주식 투자자들 또한 섣불리 투자결정을 내리기보다는 당분간은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금통위의 이번 금리 인상은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온 선제 조치인 만큼 주식시장의 상승 행진은 끝나지 않았다는 데에 방점을 찍었다.
하반기 국내 경기 회복세가 분명한 데다 기업 실적도 좋아지는 만큼 금통위로선 금리를 인상해도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정보파트장은 “현재 주가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은 금리 인상보다는 외국인의 향방, 기업의 실적회복, 미국발 신용경색 등 3가지”라며 “금리 인상이 악재이긴 하지만 하반기에 이를 흡수할만한 긍정적인 변수가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5%대의 금리라면 예금보다는 주식이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채권금리가 6.3~6.5%는 돼야 주식 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5% 금리 시대에도 주식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말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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