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은 8일에 이어 9일에도 남북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비교적 차분하게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 라디오 방송은 정규 방송시간을 이용, 남북이 체결한 합의서 내용을 위주로 간략하게 보도했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방북 사실 발표 때 "잠시 후 특별 중대방송이 있겠습니다"라고 사전 예고한 뒤 특별 방송을 편성해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왜 일까.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의 성격에서 이유를 찾는다. 2000년 정상회담이 남북화해의 물꼬를 튼 상징적인 회담이었다면 이번 정상회담은 핵 폐기, 경제협력 등을 둘러싼 실무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2000년에는 적대 관계에서 화해협력 관계로의 전환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됐지만 이번 회담은 화해협력 틀 속에서 상호 이행사항 등을 점검하는 성격을 띠는 만큼 들뜰 이유가 적다"고 설명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2000년 첫 정상회담은 그 자체로서 흥분하는 것이 당연했고 북한 입장에서는 통일 열기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리더십 공고화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김 위원장 체제가 안정된 데다 정상회담의 주 목적도 대남 실리를 챙기려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