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우석훈·박권일씨 공동 출간 "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우석훈·박권일씨 공동 출간 "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

입력
2007.08.09 00:10
0 0

최근 대기업 총수들이 잇따라 ‘샌드위치 위기론’ 을 내놓고 있다. 기술향상은 제자리 걸음인데, 인건비의 상승으로 기업들이 이중고(苦)를 겪고 있다는 것이 이 담론의 골자다.

진보적 경제학자인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와 전직 월간 말 기자 박권일은 <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 (개마고원)에서 이 담론의 허구성에 직격탄을 날린다. ‘샌드위치 위기론’은 문제의 본질을 외부의 요소에 전가하는 전형적인 외인론(外因論)으로 기업가들이 정부에 무엇인가를 요구할 때 쓰일 수 있는 정치적 담론이지, 과학적인 경제담론이 아니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지은이는 이 위기론의 논리적 약점을 내포하고 있어 실효성이 없다고 말한다. ‘중국(기업)과 일본(기업) 사이의 샌드위치’ 라는 명제는 ‘중국’과 ‘일본’을 다른 국가, 혹은 다른 기업으로 바꾼다 해도 언제나 성립된다.

경쟁이 존재하는 한 마이크로소프트사처럼 세계를 지배하는 기업이 아닌 경우 모든 기업, 모든 생산자는 국외 또는 국외에서 ‘샌드위치’ 구조에 들어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 담론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적용되는 ‘ 동어반복적 위기담론’ 이라는 것이다. 또한 샌드위치론은 원인과 현상에 대한 본말이 전도된 담론이다.

기업이나 국가가 혁신을 못해 ‘샌드위치 신세’ 에 처하게 되는 것이지 샌드위치상황 때문에 위기가 온 것은 아니다. 기업 밖에서 기업이 어찌할 수 없는 변화가 생겨서 위기가 생겼다는 진단은 기업가의 입맛에는 맞겠지만, 이 진단을 따를 경우 오히려 현재보다 더 심각한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그는 한국기업의 본질적 위기를 기업내부를 들여다보는 ‘조직론’ 을 통해 진단한다. 한국기업의 문제는 대량생산시대에 적합한 군대식 조직모델이 한계에 봉착한 뒤 대안모델을 찾지 못한 데 기인한다.

조직원의 감성적 요소를 강조하는 미국의 구글이나,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강조하는 독일의 레버쿠젠 바이에른 같은 기업조직을 만들지 못하고, 오히려 불법다단계식 모델(머릿수 채우기식 조직)이나 조폭식 모델(내부비리를 묵과하고 사주에 일방적 충성을 바치는 조직)이 횡행하는 등 ‘조직의 함정’에 빠졌다는 것이다.

그는 “IMF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외국자본에 의한 음모론이 횡행하는 등 경제위기에 대한 외인론이 불거졌지만, 위기의 실상은 한국경제에 축적된 내적모순들의 총합이었다” 며 “포스트포디즘 시대에 걸맞는 조직원들의 협동진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업모델 형성이 긴요하다” 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