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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美·日·中 전문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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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美·日·中 전문가 인터뷰

입력
2007.08.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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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터 차 美 조지타운大 교수/ "남북관계·비핵화 보조 맞춰야"

4월까지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보좌관을 지낸 조지타운대 빅터 차 교수는 7일 밤(현지시간) 남북 정상회담 합의의 정치적 의미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가 끝나기 전에 이루려던 소망을 달성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회담의 전망을 묻는 질문엔 “북 핵 6자회담 및 한반도 비핵화 진전을 위해서도 하나의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도 “미국은 정상회담이 어떻게 진행되고, 실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해 성과에 대한 부풀린 기대를 경계했다.

한미의 사전ㆍ사후 조율 여부에 대해 차 교수는 “노 대통령이 임기 내 남북 정상회담 성사에 매우 관심을 갖고 이를 추진해 왔다는 점은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에 비밀이 아니었다”면서 “미국은 한국의 입장을 존중하겠지만 남북관계와 한반도 비핵화가 함께 가야 한다는 차원에서 필요한 조율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 교수는 이어 “노 대통령이 북한 핵 폐기 약속의 진정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그 결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 폐기의 전략적 결단을 내리는 기회가 마련되면 그것은 획기적인 일”이라면서 “우리 모두는 이 상황을 바라지만 실제 결과가 그렇게 되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차 교수의 답변에선 북한이 오히려 남북 관계에서 핵 보유국의 지위를 인정받겠다는 전략으로 나올지 모른다는 우려가 감지됐다.

차 교수는 한국 내 여론의 분열 가능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은 정상회담에 대해 한국 내 일부 여론이 회의를 표시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면서 “보수주의자든, 아니면 자유주의 진영에 속해있든 한국인들 중에는 정상회담 대가로 북측에 무엇이 제시되고, 전달됐는지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즈미 日 시즈오카大 교수/ "한반도 평화공존체제 모색 첫발"

본지의 신년특집(1월4일자 8면) '국제전문가 인터뷰'에서 남북 정상회담의 개최를 전망했던 이즈미 하지메(伊豆見元) 시즈오카(靜岡)대 교수는 8일"여러가지 여건상 남북이 정상회담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대선과 6자 회담의 진전 상황 등을 정상회담의 개최 배경으로 들면서 "이번 회담은 남북한이 평화공존 체제를 모색하는 첫 발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즈미 교수는 "회담의 키워드는 평화"라고 단언했다. "2000년 첫번째 남북 정상회담에서 대화와 교류, 협력과 화해까지 모두 다루었기 때문에 남은 과제는 평화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회담에서 남북정상이 "평화공존을 명확하게 선언할 것으로 본다"며 "절차적이고 기술적인 문제는 향후 6자 회담과 4자 회담 등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즈미 교수는 회담 개최에 대해 "남북이 화해와 평화 공존을 모색하는 것은 일본에도 문제될 일이 아니며 오히려 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지 "남북관계가 진전됨에 따라 한국이 북한의 핵무기를 인정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며 "그렇게 되면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 전체에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6자 회담에의 영향에 대해서는 이즈미 교수는"회담이 개최되더라도 북한 핵 문제에 획기적 진전을 거두는 합의를 이룰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대신 한반도의 비핵화를 주장해 온 북한은 한국에 핵 무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라고 요구할 것"이라며 "회담을 계기로 비핵화 요구가 좀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스인홍 中 런민大 교수/ "북핵 획기적 돌파구 마련은 힘들 것"

스인홍(時殷弘) 중국 런민(人民)대학 교수는 "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문제의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먼저 회담 성사에는 정치적 고려가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은 북 핵 문제 해결 전기 마련과 대선을 염두에 두고 추진했을 것이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핵 무기와 핵 물질 보유를 유지하는 전제 하에서 경제적인 이득을 취하고 한나라당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추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담 성과에 관해 "미국을 핵 문제 논의 대상으로 상정하는 북한이 남북 정鑽릿是?통해 한국에 핵 문제와 관련한 사안을 양보할 가능성은 적다"며 "북한으로서는 남한의 경제적 지원 및 북한 경제 재건 재원 확보, 남북관계 긴장 완화 및 평화체제 구축 등을 기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북한은 이번 회담을 통해 남북관계와 핵 문제의 긴장도를 낮추고, 한국의 경제적 지원을 끌어들이면서 일본의 대북 강경 자세를 견제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어 남과 북이 같은 전선에 서 있음을 과시하는 성과를 거두려 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그는 정상회담이 북중, 북미 관계에 미칠 영향도 심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점쳤다. 그는 "중국 정부로서는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할 것이나 큰 기대는 품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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