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선ㆍ후배 관계로 만난 여성을 17년 동안 쫓아다니며 스토킹해 온 3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신모(37ㆍ무직)씨와 A(37)씨의 ‘악연’은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지방대 신입생이던 신씨는 학교축제에서 우연히 발견한 같은 학교 1년 선배 A씨의 외모에 반해 그녀의 모습을 카메라로 찍은 뒤 축제가 끝나자 찾아가 연정을 고백했다. 하지만 A씨는 신씨의 구애를 거절했고, 신씨는 이후로도 수 차례 이메일과 편지를 보냈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신씨의 행동은 거칠어졌다. 94년 12월에는 노상에서 구애를 받아주지 않는다며 어깨와 왼팔을 잡아당기다 약식기소돼 벌금 50만원을 선고 받았다.
A씨가 96년 결혼한 이후 잠시 주춤하는가 싶던 스토킹은 2000년 A씨가 자신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병원에 출근하면서 다시 시작됐다. 휴대전화를 통해 시도 때도 없이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날리는가 하면, A씨의 남편에게까지 협박 이메일을 보냈다.
참다못한 A씨는 수 차례 신씨를 협박 등의 혐의로 고소했지만 신씨는 벌금형을 받고서도 스토킹을 멈추지 않았다. 3월에는 A씨를 찾아가 “복수하겠다”며 폭행 하다 경찰에 붙잡혀 불구속 상태로 법정에 서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구회근 판사는 8일 “4차례 벌금형에도 반성 기미가 없이 다시 범행을 저질러 실형을 선고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징역 10월을 선고하고 신씨를 법정구속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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