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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나라당 경선 사생결단 낼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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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나라당 경선 사생결단 낼 건가

입력
2007.08.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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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양대 경선 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진영 사이의 물어뜯기가 잦아들기는커녕 점점 도를 더하고 있다.

통상적 네거티브 공세의 재료가 다 떨어졌는가 싶자 도청ㆍ녹취 수법을 활용한 온갖 공작정치 행태가 속발하고 있다. 상대방을 겨냥한 두 후보의 말에도 노골적인 감정이 배어 있다. 강재섭 대표가 “환멸을 느낀다”고 얘기할 정도면 이미 갈 데까지 다 간 셈이다.

양측의 신경전이 워낙 날카로워지는 바람에 경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아직 여론조사 방식에 합의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서로 상대를 ‘범죄집단’이라고 비난할 지경이다. 상대를 죽여야만 살 수 있다는 절박한 승부 근성만 넘치는 양측의 신경전이 워낙 심해서 여론조사 기관들조차 한나라당의 조사 의뢰를 피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제대로 경선을 치를 수나 있겠느냐는 우려가 현실감을 띠어가고 있는데도 양측은 감정 대결의 고삐를 늦출 기미가 없다. 지켜보는 국민의 실망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박 전 대표 측은 7일 이 전 시장 측이 국가정보원 직원들에 줄을 대어 ‘최태민 보고서’를 넘겨 받는 등 음해공작에 나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런저런 심증이 있다는 정도가 아니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국정원 P씨를 연결고리로 지목, 이 전 시장 측이 국정원에 비선(秘線)조직을 두고 있다고 관련 도표까지 공개했다.

이 전 시장 측이 친인척 재산관련 의혹제기와 관련해 주민등록초본 유출을 둘러싼 박 전 대표 측과 정권의 합작 가능성을 주장했던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양측의 주장은 사실이라면 그 추악함이 두고두고 화제가 될 것이고, 사실이 아니라도 마구잡이 폭로의 대표적 예로 기억될 것이다. 그런 부정적 기억이 쌓이면 “경선에서 만만하고 약한 후보를 뽑아 정권을 연장하려는 음모가 있다”는 이 전 시장이나 “의혹이 많아 공작하기 쉬운 후보가 만만한 후보”라는 박 전 대표 가운데 누가 경선에서 이기더라도 본선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런 실용적 이유, 그리고 목적과 수단 모두가 도덕적 정당성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 양측의 대오각성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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