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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재계 "투자 안전성 등 실질성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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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재계 "투자 안전성 등 실질성과 기대"

입력
2007.08.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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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는 8일 발표된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일제히 환영하면서 “실질적인 경제협력의 성과로 이어지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주문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경협확대와 함께 투자안정성 등 구체적인 후속 조치로 이어져 남북 간 상생협력의 새장을 열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삼성 등 주요 그룹은 야당의 반대를 의식한 탓인지 지나치게 신중한 반응을 보여 온도차를 느끼게 했다. 정상회담이란 정치적 이벤트의 ‘뒷처리’를 경제계가 떠맡지 않을까 경계하는 모습도 없지 않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평화 분위기가 정착된다면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고 경제활력 회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환영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대북투자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돼 북한의 자원개발, 사회간접자본(SOC)투자 등 남북 경협사업의 대폭적인 확대로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는 “청산결제, 이중과세 방지, 투자보장 및 상사중재 등 4대 경협합의서의 이행을 통해 남북간 교역이 더욱 활성화하고 최근 연결된 남북간 도로ㆍ철도가 본격 활용되기를 기대한다”며 구체적인 주문사항을 내놓았다.

대북사업에 종사하는 업체들을 포괄하는 중소기업중앙회는 “개성공단 2단계 및 3단계 사업추진, 경의선의 조속한 운행, 금강산관광 활성화, 에너지ㆍ교역 및 투자분야 경제협력 증진 등이 더욱 증대되기를 희망한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경제단체들의 환영 일색 분위기와는 달리 삼성, 현대ㆍ기아차, LG, SK 등 주요 그룹들은 직접적인 논평을 꺼리며 몸을 사리는 모습이었다.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북 진출을 본격화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신중한 모습의 이면에는 2000년 1차 정상회담 당시 높았던 기대가 결국 거품으로 끝난 아픈 경험이 작용하고 있다. 재계는 이런 ‘학습효과’ 때문에 폐쇄적인 북한경제가 바뀌지 않는 이상 남북경협에 대한 높은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

삼성은 “경제단체의 입장과 같으며 따로 코멘트 할 게 없다”면서 “남북관계가 진전되고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원론적 입장을 비쳤다. 현대ㆍ기아차, LG그룹도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평화와 교류가 진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SK, 롯데그룹은 “앞으로 상황 전개를 지켜봐야 겠지만 현재로선 별다른 대북사업 계획이 없다”는 무덤덤한 반응이었다.

금융감독위원회 한국은행 등 금융당국은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 금융시장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금감위 고위관계자는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감소하고 외국 신용평가기관들이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되면서 국내 기업의 국제시장 자금 조달이 더 원활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한국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가 북한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정상회담 소식은 여러 측면에서 호재”라며 “남북 금융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북협력기금을 수탁ㆍ관리 중인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회담 성과에 따라 경협이 확대될 경우 기금의 사용처도 늘어나는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있다”며 “특히 농업 및 광업협력 등 새로운 경협사업으로 기금 지원이 한층 다양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개성공단지점을 운영하는 우리은행 관계자는 “공단 입주 기업들의 영업이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돼 금융서비스 지원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 또한 “개성공단에 진출한 법인의 국내 모 기업에 대해 투자금액의 70% 이내 지원, 시설 및 운전자금 지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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