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부지의 변신은 무죄.’
서울 수도권에 위치한 공장터가 신흥 주거 단지로 속속 변모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가용 택지가 거의 없는 데다, 재건축까지 각종 규제로 묶여 사실상 대규모의 택지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 이런 공장부지는 대체로 도심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사업성이 높고 기반시설 설치 부담도 크지 않아 아파트 사업을 하기에 좋은 환경으로 평가 받고 있다. 또 대부분 공장 부지 면적이 넓은 편이라 대단위 복합단지 개발이 가능해 지역의 랜드마크 건물을 세울 수 있다는 이점도 갖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서울의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준공업지역 개발 계획 의사를 내비치면서 공장부지의 주거지 변신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광진구 광장동 화이자 본사 및 공장부지 입찰에 100여 개의 업체가 참여한 것에서도 공장터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공장터를 아파트촌으로 개발한 대표적인 사례는 구로구 신도림동 ‘대림 e-편한세상’ 단지. 개발 당시 주변에 공장 시설이 밀집돼 있어 주변환경이 쾌적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손색 없는 주거 단지로 탈바꿈했다.
대림산업은 1996년 7월 제약회사인 종근당 신도림 공장터에 1차 1,056가구를 공급한 데 이어 2차(1,242가구), 3차(204가구), 6차(96가구) 등 3개 단지를 잇따라 선보였다. 이어 2000년 5월 한국타이어 공장터에 4차 853가구를 공급했다.
특히 신도림동 대림 e-편한세상 4차는 녹지 비율이 37%에 달하며 단지 내부에는 실개천과 연못에 물고기가 노닐 정도로 쾌적한 환경을 자랑하는 단지로 꼽힌다.
서울에서는 영등포구 일대를 비롯해 구로구와 금천구, 광진구, 성동구 뚝섬 부근 등 대표적인 공장밀집지대가 속속 주거지와 복합상업단지로 바뀌고 있다.
반도건설은 영등포구 당산동 대한통운 물류창고 부지에 이 달 중 108∼251㎡(32∼76평)형 중대형 아파트 ‘반도유보라 팰리스’ 299가구를 분양한다. 영등포역 일대 복합타운 개발과 영등포 뉴타운, 당산동 재개발 등 각종 호재가 많아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곳이다. 지하철 2ㆍ5호선 환승역인 당산역이 가깝고, 9호선이 개통될 예정이다. 분양가는 아직 미정이다.
구로구 신도림동 옛 기아자동차 출하장터와 한국타이어 공장 용지에 각각 들어서는 ‘신도림 테크노마트’와 ‘대우 미래사랑시티’는 막바지 공사 단계로 접어든 상태다. 또 대성연탄 공장 용지에 들어서는 복합단지인 ‘디큐브씨티’의 주거부문 524가구는 최근 성공리에 분양을 마쳤다. 대성디큐브시티는 1순위에서 최고 71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대부분 평형에서 순위 내 청약이 마감됐다.
서울뿐 아니라 인천에서도 공장부지 활용이 잇따르고 있다.
부평구 부개동 KT 지사 부지에 짓는 푸르지오도 지난 6월 분양을 마쳤으며, 남구 학익동에 위치한 대우자동차판매 부지도 인천시 도시개발계획 발표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화약공장이던 남동구 고잔동에서는 한화건설이 분양한 ‘꿈에그린 에코메트로’ 1,2차가 잇따라 좋은 분양 성과를 올렸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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